나는 날마다 전송된다 / 배용제 Giuseppe Marchetta / 출처 [밤의 날개] 나는 날마다 전송된다 TV에서 본 스타트랙이라는 영화, 몇 세기 후라던가? 물체나 사람이 (혹은 그냥 생명체) 원반에 올라 스위치를 누르면 원자분해되어 어디론가 전송되었다. 그리고 목적된 곳에서 정확하게 재결합되어 나타났다. 지옥이라도 상관하지 않았다. 1 나.. 좋은시 2008.11.12
서울에 사는 평강공주 / 박라연 사진/마음나누기블러그 서울에 사는 평강공주 - 1990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동짓달에도 치자꽃이 피는 신방에서 신혼일기를 쓴다 없는 것이 많아 더욱 따뜻한 아랫목은 평강공주의 꽃밭 색색의 꽃씨를 모으던 흰 봉투 한 무더기 산동네의 맵찬 바람에 떨며 흩날리지만 봉할 수 없는 내용들이 밤이.. 카테고리 없음 2008.11.12
어머니 / 반칠환 사진/항상푸른나무처럼 블러그에서 어머니 5 산나물 캐고 버섯 따러 다니던 산지기 아내 허리 굽고, 눈물 괴는 노안이 흐려오자 마루에 걸터앉아 먼 산 바라보신다 칠십년 산그늘이 이마를 적신다 버섯은 습생 음지 식물 어머니, 온몸을 빌어 검버섯 재배하신다 뿌리지 않아도 날아오는 홀씨 주름진 .. 카테고리 없음 2008.11.12
시간의 동공 / 박주택 시간의 동공 / 박주택(2005년 제20회 소월시문학상 대상 수상작) 이제 남은 것들은 자신으로 돌아가고 돌아가지 못하는 것들만 바다를 그리워 한다 백사장을 뛰어가는 흰말 한 마리 아주 먼 곳으로부터 걸어온 별들이 그 위를 비추면 창백한 호흡을 멈춘 새들만이 나뭇가지에서 날개를 쉰다 꽃들이 어둠.. 카테고리 없음 2008.11.12
목련꽃 브라자 / 복효근 목련꽃 브라자 / 복효근 목련꽃 목련꽃 예쁘단대도 시방 우리 선혜 앞가슴에 벙그는 목련송이만할까 고 가시내 내 볼까봐 기겁을 해도 빨랫줄에 널린 니 브라자 보면 내 다 알지 목련꽃 두 송이처럼이나 눈부신 하냥 눈부신 저...... 시집 <목련꽃 브라자> 2005년 천년의시작 조선호박 / 복효근 잘 익.. 카테고리 없음 2008.11.12
달북 / 문인수 사진/들꽃을 닮은 사람아 블러그에서 달북 / 문인수 저 만월, 만개한 침묵이다. 소리가 나지 않는 먼 어머니, 그리고 아무런 내용도 적혀있지 않지만 고금의 베스트셀러 아닐까 덩어리째 유정한 말씀이다. 만면 환하게 젖어 통하는 달. 북이어서 그 변두리가 한없이 번지는데 괴로워하라, 비수 댄 듯 암.. 좋은시 2008.11.12
편지 / 김남조 편 지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그대만큼 나를 외롭게 한 이도 없다. 이 생각을 하면 내가 꼭 울게 된다. 그대만큼 나를 정직하게 해 준 이가 없었다. 내 안을 비추는 그대는 제일로 영롱한 거울 그대의 깊이를 다 지내가면 글썽이는 눈매의 내가 있다. 나의 시작이다. 그대에게 매일 .. 좋은시 2008.11.12
고등어 울음소리를 듣다 / 김경주 고등어 울음소리를 듣다 / 김경주 깊은 곳에서 자란 살들은 차다 고등어를 굽다 보면 제일 먼저 고등어의 입이 벌어진다 아...... 하고 벌어진다 주룩주룩 입에서 검은 허구들이 흘러나온다 찬 총알 하나가 불 속에서 울고 있듯이 몸 안의 해저를 천천히 쏟아낸다 등뼈가 불을 부풀리다가 녹아내린다 토.. 좋은시 2008.11.12
능금밭 앞을 서성이다 / 고재종 능금밭 앞을 서성이다 / 고재종 내가 시방 어쩌려고 능금밭 앞에서 서성이며 내가 요렇듯이 바잡는 마음인 것은 저 가시 탱자울의 삼엄한 경비 탓이 아니다 내가 차마 두려운 건, 저 금단의 탱자울 너머 벌써 신신해진 앞강물소리와 벌써 쟁명해진 햇살을 먹고 이 봐라, 이 봐라, 입 딱! 벌게는 주렁거.. 좋은시 2008.11.12
붉은 저녁 너의 무덤가 / 강은교 붉은 저녁 너의 무덤가 귀뚜라미 한 마리 걸어오네 너풀거리는 두 개의 더듬이 등에 찰싹 붙어버린 두 개의 날개 붉은 저녁 너의 무덤가 달이 떴는데 미끄러지지 않는 그림자 하나 무릎에 앉혀 - 이제 겨우 풀 하나를 지나갔군 타박타박 붉은 저녁 너의 무덤가 -그 풀은 너무 억세었어 -서로 싸우고 있.. 좋은시 2008.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