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뭉치 솜뭉치는 이불이되고 털실뭉치는 스웨터가 되는데 병호와 준서가 서로 던지며 싸우는 바람에 난 사고뭉치가 되었어 눈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시 읽기 잔잔한 마음을 흔들어놓는 작고도 큰 힘을 가진 작품을 만난다는 것은 참 기분 좋은 일이다. 단순한 것의 내밀함이란 동선이 작을수록 단단하다. 행위의 주체로부터 파생되는 부산한 행동에 있지 않다. 우리의 마음이 가는 곳은 정해져 있지 않다. 멀리 더 멀리 힘껏 포물선을 그릴 수도 있고, 또 그것이 되돌아올 때 아름다운 여운을 만나게 된다. 동시 「눈뭉치」는 많은 사람이 겨울이면 언제 어디서나 한 번쯤은 경험했을뻔한, 뻔하지만 재미있는 이야기다. 이 평범한 겨울 이야기가 문근영 시인에게와서는 평범할 거라는 예상을 뒤엎는다. 네가 경험하고 내가 경험한 익숙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