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2012년 여름 애지신인문학상 당선작/ 유안나 비 냄새 외 4편 유안나 저수지가 여자를 밀어내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엎어진 여자를 누군가 바로 누이자 귀와 코에서 물이 흘러나왔다 그때 잠깐 구름 사이로 햇빛이 넘어왔다 여자의 긴 머리카락이 무상으로 잉태된 눈부신 햇살을 감당하지 못하겠다는 듯 눈과 이마를 가렸다 .. 다시 보고 싶은 시 2015.05.06
[스크랩] 2012 상반기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신인상 당선작 2012 상반기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신인상 당선작 측백나무의 방 (외 2편) / 신단향 측백나무 가지가 늘어져 방을 만들었다 처진 커다란 가지를 들추고 들어가 보면 사람이 쉬었다 간 따뜻한 흔적이 있다 그 따뜻함을 비밀처럼 베고 아랫목인 듯 뒹굴어 본다 가지와 푸른 잎들이 사방을 .. 다시 보고 싶은 시 2015.05.04
[스크랩] 2012년 제19회 <시인세계> 신인상 당선작 2012년 제19회 <시인세계> 신인상 당선작 당신 외 4편 / 김도언 당신은 지구에서 가장 친절한 사람의 목소리를 갖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 말을 들었던 사람이 오래 전 죽은 것은 온전히 당신의 불행이다. 매일매일 당신은 무릎 아래에서 올라오는 동생들의 저녁을 돌보고 어머니의.. 다시 보고 싶은 시 2015.05.03
[스크랩] 영랑시문학상 본상 수상자 이가림 시인 선정 - 투병통신(投甁通信) 투병통신(投甁通信) 이가람 이제 내 비소(砒素) 같은 그리움을 천년 종이에 싸 빈 술병에 넣어 달빛 인광(燐光) 무수히 떠내려가는 달래강에 멀리 던진다 먼 훗날 부질없이 강가를 서성이는 이 있어 이 병을 건져 올릴지라도 그 때엔 벌써 글자들이 물에 씻겨 사라져 버렸을 것을 믿는다 끝.. 다시 보고 싶은 시 2015.05.01
[스크랩] 2012년 제10회 《시작》 신인상 당선작 - 류명순, 김명호 2012년 제10회 《시작》 신인상 당선작 - 류명순, 김명호 <<류명순>> <1>-글자 만드는 골목/류명순- 바람이 녹슨 자물통을 잡아 흔들며 대답을 강요한다 복덕방에 고여 있던 시간이 유리창에 달라붙어 풍경으로 위장한다 잡풀들이 잃어버린 번지를 기웃거리며 대궁을 내민다 가.. 다시 보고 싶은 시 2015.04.29
[스크랩] 제25회 현대시학 신인상 당선작 /김인숙 조영민 제25회 현대시학 신인상 당선작 /김인숙 조영민 어떤 울음, 대숲의 유전자를 가진 (외 4편) 조영민 망각의 배후에서 일평생 울음 음계만 섭취하던 종족을 나는 본 적 있다 이를테면, 내가 밤 새 왼쪽 옆구리로 몰린 상념들을 일으켜 오른쪽으로 다시 돌아누웠다거나 창가에 누군가 서성이.. 다시 보고 싶은 시 2015.04.29
[스크랩] [2012 문예중앙 신인상 시 당선작] 김해준 / 한 뼘의 해안선 외 6편 [2012 문예중앙 신인상 시 당선작] 김해준 / 한 뼘의 해안선 외 6편 한 뼘의 해안선 (외 6편) 김해준 마른 국화를 태워 연기를 풀어놓는다. 꽃잎이 불씨를 타고 오그라든다. 별들로 판서된 역사가 쇠락한 하늘 아래, 야경꾼의 홍채에선 달이 곪아간다. 통금의 한계에 닿아 부서지는 경탁 소리.. 다시 보고 싶은 시 2015.04.28
[스크랩] 2012년 《정지용문학상》수상작 - 옥상의 가을/이상국 2012년 《정지용문학상》수상작 - 옥상의 가을/이상국 -옥상의 가을/이상국- 옥상에 올라가 메밀 베갯속을 널었다 나의 잠들이 좋아라 하고 햇빛 속으로 달아난다 우리나라 붉은 메밀대궁에는 흙의 피가 묻어있다 지구도 흙으로 되어 있다 여기서는 가을이 더 잘 보이고 나는 늘 높은 데가.. 다시 보고 싶은 시 2015.04.28
[스크랩] 2011년 신춘문예 시 당선작(지방신문포함) 2011년 경상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팔거천 연가 / 윤순희 여름밤 내내 *팔거천변 돌고 또 돌았습니다 아직 물고기 펄떡이는 물 속 물새알 낳기도 하는 풀숲 달맞이꽃 지천으로 피어 십 수년째 오르지 않는 집값 펴지기를 깨금발로 기다리지만 대학병원 들어서면 3호선 개통되면 국우터널.. 다시 보고 싶은 시 2015.04.25
[스크랩] 2011년 신춘문예 당선작 모음 (시부문) 201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아버지의 발화점 정창준 바람은 언제나 가장 허름한 부위를 파고 들었고 그래서 우리의 세입은 더 부끄러웠다. 종일 담배 냄새를 묻히고 돌아다니다 귀가한 아버지의 몸에서 기름 냄새가 났다. 여름 밤의 잠은 퉁퉁 불은 소면처럼 툭툭 끊어졌고 물묻은 .. 다시 보고 싶은 시 2015.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