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고 싶은 시 823

[스크랩] 2012 상반기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신인상 당선작

2012 상반기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신인상 당선작 측백나무의 방 (외 2편) / 신단향 측백나무 가지가 늘어져 방을 만들었다 처진 커다란 가지를 들추고 들어가 보면 사람이 쉬었다 간 따뜻한 흔적이 있다 그 따뜻함을 비밀처럼 베고 아랫목인 듯 뒹굴어 본다 가지와 푸른 잎들이 사방을 ..

[스크랩] 영랑시문학상 본상 수상자 이가림 시인 선정 - 투병통신(投甁通信)

투병통신(投甁通信) 이가람 이제 내 비소(砒素) 같은 그리움을 천년 종이에 싸 빈 술병에 넣어 달빛 인광(燐光) 무수히 떠내려가는 달래강에 멀리 던진다 먼 훗날 부질없이 강가를 서성이는 이 있어 이 병을 건져 올릴지라도 그 때엔 벌써 글자들이 물에 씻겨 사라져 버렸을 것을 믿는다 끝..

[스크랩] 2012년 제10회 《시작》 신인상 당선작 - 류명순, 김명호

2012년 제10회 《시작》 신인상 당선작 - 류명순, 김명호 <<류명순>> <1>-글자 만드는 골목/류명순- 바람이 녹슨 자물통을 잡아 흔들며 대답을 강요한다 복덕방에 고여 있던 시간이 유리창에 달라붙어 풍경으로 위장한다 잡풀들이 잃어버린 번지를 기웃거리며 대궁을 내민다 가..

[스크랩] [2012 문예중앙 신인상 시 당선작] 김해준 / 한 뼘의 해안선 외 6편

[2012 문예중앙 신인상 시 당선작] 김해준 / 한 뼘의 해안선 외 6편 한 뼘의 해안선 (외 6편) 김해준 마른 국화를 태워 연기를 풀어놓는다. 꽃잎이 불씨를 타고 오그라든다. 별들로 판서된 역사가 쇠락한 하늘 아래, 야경꾼의 홍채에선 달이 곪아간다. 통금의 한계에 닿아 부서지는 경탁 소리..

[스크랩] 2012년 《정지용문학상》수상작 - 옥상의 가을/이상국

2012년 《정지용문학상》수상작 - 옥상의 가을/이상국 -옥상의 가을/이상국- 옥상에 올라가 메밀 베갯속을 널었다 나의 잠들이 좋아라 하고 햇빛 속으로 달아난다 우리나라 붉은 메밀대궁에는 흙의 피가 묻어있다 지구도 흙으로 되어 있다 여기서는 가을이 더 잘 보이고 나는 늘 높은 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