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고 싶은 시

[스크랩] 2012년 《정지용문학상》수상작 - 옥상의 가을/이상국

문근영 2015. 4. 28. 03:44

2012년 《정지용문학상》수상작 - 옥상의 가을/이상국

 

 

-옥상의 가을/이상국-

 

 

옥상에 올라가

메밀 베갯속을 널었다

나의 잠들이 좋아라 하고

햇빛 속으로 달아난다

우리나라 붉은 메밀대궁에는

흙의 피가 묻어있다

지구도 흙으로 되어 있다

여기서는 가을이 더 잘 보이고

나는 늘 높은 데가 좋다

어쨌든 세상의 모든 옥상은

아이들처럼 거미처럼 몰래

혼자서 놀기 좋은 곳이다

이런 걸 누가 알기나 하는지

어머니 같았으면 벌써 달밤에

깨를 터는 가을이다

 

 

 

출처 : 작가 사상
글쓴이 : 황봉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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