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성선경] 아, 저 詩 아, 저 詩 성선경 어디서 내가 봤더라 분명 본 기억은 나는데 그 때도 분명 그랬는데 오늘과 똑같은 느낌이었는데 지금처럼 꼭 지금처럼 나를 확 끌어당겼는데 뭉클했는데 어디서 물어 본담 물어볼 때도 없고 머뭇거리다가 이마를 툭툭치며 아, 저, 씨, 말없이 머리만 끼적거리며 아, 저, .. 뉴스가 된 詩 2012.07.01
[스크랩] [장석남] 속삭임 속삭임 장석남 솔방울 떨어져 구르는 소리 가만 멈추는 소리 담 모퉁이 돌아가며 바람들 내쫓는 가랑잎 소리 새벽달 깨치며 샘에서 숫물 긷는 소리 풋감이 떨어져 잠든 도야지를 깨우듯 내 발등을 서늘히 만지고 가는 먼, 먼, 머언, 속삭임들 ―시집『젖은 눈』(문학동네, 2009) ▶장석남=19.. 뉴스가 된 詩 2012.06.27
[스크랩] [김상미] 사랑 사랑 김상미 그는 남쪽에 있다 남쪽 창을 열어놓고 있으면 그가 보인다 햇빛으로 꽉 찬 그가 보인다 나는 젖혀진다 남쪽으로 남쪽으로 젖혀진 내 목에서 붉은 꽃들이 피어난다 붉은 꽃들은 피어나면서 사방으로 퍼진다 그의 힘이다 그는 남쪽에 있다 그에게로 가는 수많은 작은 길들이 내.. 뉴스가 된 詩 2012.06.27
[스크랩] [김상미] 사랑 사랑 김상미 그는 남쪽에 있다 남쪽 창을 열어놓고 있으면 그가 보인다 햇빛으로 꽉 찬 그가 보인다 나는 젖혀진다 남쪽으로 남쪽으로 젖혀진 내 목에서 붉은 꽃들이 피어난다 붉은 꽃들은 피어나면서 사방으로 퍼진다 그의 힘이다 그는 남쪽에 있다 그에게로 가는 수많은 작은 길들이 내.. 뉴스가 된 詩 2012.06.27
[스크랩] [이항복] 이 몸이 배가 되어 이 몸이 배가 되어 이 항 복 (1556 ~ 1618) 나는 항상 소망하지 곡식 만 섬을 싣는 배가 되었으면, 배 안 넓은 곳에 다락을 세웠으면 하고 동으로 남으로 가는 나그네를 때가 되면 모두 건네주고 해 질 녘에는 무심히 두둥실 노닐었으면 하고. 백사(白沙) 이항복이 청년 시절에 지은 시다. 백사.. 뉴스가 된 詩 2012.06.06
[스크랩] [이광덕] 황혼 황 혼(黃 昏) 이 광 덕 (李匡德 1690~ 1748) 황혼 뒤에 작은 달은 떨어지고 푸득푸득 새는 날아 산 빛 속에 숨어든다. 대청 앞의 늙은 파수꾼은 휘늘어진 나무 성곽 넘어 고매한 어른은 우뚝 높은 산 경박한 세상이라 뼈만 앙상한 몸을 멀리하고 흐르는 세월은 젊은 얼굴을 앗아간다. 나는 너와.. 뉴스가 된 詩 2012.06.01
[스크랩] [문정희] 저녁별처럼 저녁별처럼 문 정 희 기도는 하늘의 소리를 듣는 것이라 저기 홀로 서서 제자리 지키는 나무들처럼 기도는 땅의 소리를 듣는 것이라 저기 흙 속에 입술 내밀고 일어서는 초록들처럼 땅에다 이마를 겸허히 묻고 숨을 죽인 바위들처럼 기도는 간절한 발걸음으로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깊고 .. 뉴스가 된 詩 2012.05.31
[스크랩] [최승호] 인식의 힘 인식의 힘 최 승 호 도마뱀의 짧은 다리가 날개 돋친 도마뱀을 태어나게 한다 극심한 가난에 시달리고 있는가? 링컨을 생각하라. 스스로 감옥에 갇혀 있는가? 정약용을 생각하라. 소아마비로 고통받고 있는가? 루스벨트를 생각하라. 지진아로 불리며 공부에 낙인이 찍혔는가? 아인슈타인.. 뉴스가 된 詩 2012.05.23
[스크랩] [정현종] 옛날의 행운 옛날의 행운 - 김성윤 군의 회상 정 현 종 젊은 시절에요 아무것도 없었는데 걱정도 없었고 두려움도 없었어요. 친구들도 그렇고 선생님들도 그렇고 무엇보다도 마음이 있었어요. 그걸 내놓고 먹으라고 먹으라고 했어요. 참 행운이었어요. 정말 저런 시절이 있었던 것 같다. 없는 것밖에 .. 뉴스가 된 詩 2012.05.16
[스크랩] [서정춘] 종소리 종소리 서정춘 한 번을 울어서 여러 산 너머 가루가루 울어서 여러 산 너머 돌아오지 말아라 돌아오지 말아라 어디 거기 앉아서 둥근 괄호 열고 둥근 괄호 닫고 항아리 되어 있어라 종소리들아 ** 물 건너온 종의 깽깽거리는 것, 여기 오라는 그 '신호' 말고 우리나라 옛 종소리, 들리는 그 .. 뉴스가 된 詩 2012.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