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잠자리 - 문근영 잠자리 연못의 넓이를 재고 싶어 뱅글뱅글 돌고 물의 온도 재고 싶어 꼬리를 넣어 보고 깊이는 도무지 잴 수가 없어 고개만 갸웃갸웃 나의시 2018.06.05
[스크랩] 8자 ㅡ 문근영 8자 가로로 나누면 ○ 나란히 놓으면 88 옆으로 눕히면 ∞ 걱정거리 없애려면 가로로 나눗고 힘이 불끈 솟으려면 나란히 놓고 무한대 기쁨 누리려면 눕히면 된다며 팔자타령 그만 하라는 할머니 나의시 2018.05.14
[스크랩] 바다 오케스트라 - 문근영 바다 오케스트라 - 문근영 조개는 캐스터네츠 소라는 나팔 전복은 탬버린 연미복 입은 펭귄의 지휘에 맞춰 게는 피아노 고래는 호른을 분다. 매일같이 단원들이 연주를 해도 내 귀에 들리는 소리는 언제나 솨아~ 솨아~ 철썩~ 철썩~ 2017 아동문학평론 봄호 나의시 2017.06.09
[스크랩] 2월이 짧은 이유 - 문근영 2월이 짧은 이유 새봄에 새로운 친구들 빨리 만나라고 3월한테 며칠 양보한 걸 거야 하루라도 빨리 친구들 만나 친해지라는 따뜻한 마음일 거야 매미처럼 7년이나 손꼽아 학교 갈 날만 기다린 아이들에게 2월이 주는 선물일 거야 <2017 열린 아동문학 봄호> 나의시 2017.04.05
[스크랩] 해돋이 - 문근영 해돋이 출렁거리는 보자기 사이로 올라오는 빨간 얼굴 하나 앗! 저기 하늘과 맞닿은 곳엔 금줄까지 쳐 놓았네 그러고 보니 해님은 올라오는 게 아니라 태어나는 거였구나 날마다 새롭게 <2017 시와 동화 봄호> 나의시 2017.03.12
독도 - 문근영 독도 - 문근영 횃불 표 아침 해를 섬에 걸면 밤새 철썩이던 파도는 잠잠해질까 척왜척화 가만히 눈을 뜨는 문무대왕의 푸른 눈빛에는 누구나 아무 때나 접안이 어렵다 만파식적 들끓는 파도를 탓하랴 그 누구도 방해할 수 없는 자리에 오롯이 솟아오른 독도여 천 리 물길 끝에 혼자 솟은 .. 나의시 2016.07.31
[스크랩] 손바닥 위를 걷다 - 문근영 손바닥 위를 걷다 - 문근영 둥글게 말았던 손바닥을 펴면 깊이만큼 넓이만큼 붉고 선명한 길 보인다 오아시스를 찾아가는 여정 발길 닿는 대로 걷다 보니 어느덧 중년이다 약지 아래 북극성을 띄워놓았으나 예지력이 모자라서인지 나의 미래는 오리무중 굽이치는 길을 가졌다 하나 어디.. 나의시 2015.11.12
[스크랩] 안개 해부학 / 문근영 안개 해부학 기침에서 가래가 떨어졌다면 구제역을 의심해야 한다 구덩이에 돼지들 밀어 넣으신 아버지 몸 안에서 토해내는 기침 끝에 살점 허물어지던 시간을 망초가 밀어 올렸다 그 후 온통 먹통이던 하늘가에 흰 꽃 무덤이 생겨났다 아버지의 젊음을 갉아먹은 건 빈 축사 탓이라고 어.. 나의시 2015.10.13
[스크랩] <겨울에 관한 시 모음> 강세화의 "겨울 맛" 외 중에서 <겨울에 관한 시 모음> 강세화의 "겨울 맛" 외 중에서 + 겨울 맛 겨울에는 더러하늘이 흐리기도 해야 맛이다.아주 흐려질 때까지눈 아프게 보고 있다가설레설레 눈 내리는 모양을 보아야 맛이다.눈이 내리면그냥 보기는 심심하고뽀독뽀독 발자국을 만들어야 맛이다.눈이 쌓이면온돌.. 나의시 2014.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