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가슴으로 읽는 동시' - 연잎/ 문근영
연잎 살랑거리는 연못의 마음 잡아 주려고 물 위에 꽂아놓은 푸른 압정 -문근영(1963~ ) 아하, 연못도 사람처럼 마음이 흔들릴 때가 있구나. 살랑살랑. 그렇지, 사람도 흔들리는 맘 어쩌지 못할 때가 있지. 그럴 때 살짝 도와주면 마음잡기 쉬워지지. 연못도 그렇구나. 맘 물결 살랑거리자 연 잎이 흐트러지지 않게 잡아주네. 마치 압정 같네, 물 위의 푸른 압정! 연잎의 아름다움이 가슴을 파릇 덮는다. 연잎 압정은 누가 꽂아둔 것일까. 그야 자연의 손길이겠지. 요즘 연못은 종잇장처럼 펼쳐진 연잎들 로 푸르겠지. 보러 가야겠다. 연잎들이 들뜨거나 헝클어진 마음 가라앉혀 주겠지. 자연은 이처럼 혼 란한 마음을 잡아주는 손길 아닐까. 오늘은 6·25전쟁 70주년인 날이다. 연못 푸른 압정처럼 그 어떤 평화의 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