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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평화상, 오바마가 타도 된다 / 박석무

문근영 2018. 12. 25.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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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상, 오바마가 타도 된다


평화상을 수상하는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시비가 있었습니다. 대통령으로 일한 지가 언제라고 벌써 상을 타는거냐라는 반론도 있었고, 해놓은 일이 어떤 것이기에 상을 타느냐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상은 오바마에게 돌아가고 말 것 같습니다. 아프리카 케냐의 흑인 아들로 태어나 미국의 대통령에 당선된 것도 세계를 놀라게 했는데, 불과 몇 개월 대통령 재임으로 노벨평화상까지 수상하게 되었으니 세계는 또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다산은 200년 전에 「통색의(通塞議)」·「인재책(人才策)」·「서얼론(庶孼論)」 등의 논문을 통해 지역·신분·인종의 차이 때문에 인재등용에 차별이 있어서는 나라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확고한 신념을 토로하였습니다. 때문에 아버지와 어머니도 제대로 부르지 못하던 하층 계급인 서자(庶子)들의 천대를 결사코 반대하였습니다. 출신지역이 어디냐에 따라 차별받고, 어떤 인종이냐에 따라 인재등용에 차별이 있다면 역사는 절대로 발전하지 못한다고 역설하기도 했습니다. 다산은 그의 영원한 꿈인 ‘평등세상’, ‘인간평등’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그런 장벽은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는 신념을 지니고 살았었습니다.

어머니 신분이 낮았던 이유에서였는지, 영조는 서류(庶類)들의 지색(枳塞)을 가엽게 여기고 과거에 급제시켜 대간(臺諫:사헌부·사간원의 벼슬) 정도의 벼슬은 주어야 한다고 주장하여 성대중(成大中)등 열명의 서류들에게 벼슬을 내렸습니다. 정조 때에는 더 확대되어 서류출신의 학자들이 규장각 검서관이 되면서 학문적 업적으로 국가에 기여한 공이 매우 컸습니다. 더 나아가 다산은 이런 정책에 대하여 훨씬 진보적인 견해를 발표했습니다. 왜 대간의 지위에만 국한시켜야 하느냐면서 “대간의 지위야 낮은 지위에 지나지 않는다. 반드시 정승의 지위에 오를 수 있어야 된다(臺諫其小者也必相而后可者也).”(서얼론)라고 말하여 인간차별의 모든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주장을 폈었습니다. 요즘 같으면 정승이란 신하가 오를 수 있는 최고의 지위였습니다. 대통령, 평화상 수상, 규제받을 어떤 제약도 없어야 한다는 논리였습니다.

오랫동안 노예의 신분에 묶여 있던 흑인들, 대통령도 되고, 노벨평화상도 수상하였으니, 다산의 뜻은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 실현되고 있는 것 아닐까요. 지하에서 다산이 얼마나 기뻐하고 있을까요. 출신지역의 차별은 물론, 학연·교회인연까지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우리의 현실을 다산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박석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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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이보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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