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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어질고 의로운 선비가 되자 / 박석무

문근영 2018. 12. 11.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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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질고 의로운 선비가 되자


공자(孔子)의 중심 사상이 인(仁)이라면 공자를 계승하여 유학(儒學)의 논리를 확대 발전시킨 맹자(孟子)는 인에 의(義)를 첨가하여 인의의 사상체계로 유학의 근본 논리를 세웠습니다. 공자의 제자는 넓혀보면 3천 제자였고, 좁혀보아도 72제자, 더 좁혀도 10철(哲), 최소로 좁히면 4성(聖)이라는 많은 제자를 두었습니다. 그러나 그 많은 제자들은 공자에게 어떻게 인을 실천하는가에 대하여 물은 사람은 있지만, 인의 뜻이 무엇인가에 대하여는 물은 경우가 많지 않았습니다. 맹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논어』나 『맹자』에는 “인(仁)이란 인(人)이다.” 즉 인이란 사람이 하는 일이라고만 간단하게 설명한 대목이 나옵니다. 의(義)도 마찬가지로 많은 질문이 없었습니다.

공자와 맹자의 제자들은 공자나 맹자의 언행(言行)이 인의에 적합하기 때문에 질문할 필요도 없이 공맹의 언행을 관찰하면 저런 것이 인이고 의이구나라고 믿을 수 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몇백, 몇천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공맹의 언행은 보이지 않으니, 인이 무엇이고 의가 무엇인가를 논할 수밖에 없는 경학(經學)의 연구가 나타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자(朱子)는 그간의 모든 경전연구 자료를 집대성(集大成)하여 성리학(性理學)의 논리로 인의를 해석하여 그렇게 보는 것이 공맹의 본뜻이었을 것이라고 여겨 ‘주자학’을 이룩했습니다. 인도 이(理)요, 의도 이(理)라는 관념적인 논리로 경을 해석하여 대단한 유학체계를 세웠습니다.

1130년에 태어나 1200년에 세상을 떠난 주자보다 632년 뒤인 1762년에 조선에서 태어난 다산은 관념적인 주자의 성리학적 경학이론을 재해석하여 새로운 실용주의적 논리로 바꾸지 않는 한 세상은 제대로 발전해갈 수 없다고 믿었습니다. 확고한 신념으로 새로운 경학체계를 수립하여 ‘주자학’에 대립되는 ‘다산학’이라는 탁월한 학문체계를 완성했습니다. 주자가 “인이란 사랑의 이치(仁者愛之理), 마음의 덕(心之德)”이라고 해석하자, 다산은 “인을 행한 뒤여야 어진 사람이라 이르고 (行仁而後 謂之仁人), 의를 행한 뒤라야 의사(義士)라고 말한다.(行義而後謂之義士)”라고 명확히 풀이하여 ‘마음속에 있는 이치(在內之理)’가 아니라 행동으로 옮긴 이후에야 인이나 의는 그 의미를 설명할 수 있다고 단언했습니다.

행동 없는 이론, 실천하지 못하는 양심, 이 두 가지 병폐 때문에 역사는 제대로 발전하지 못한다는 신념으로, 다산은 이(理)의 중요함보다는 행(行)의 중요함을 강조했습니다. 다산학의 요체는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실학·실용주의·실사구시의 종합은 다름 아닌 행, 바로 실천에 있었습니다.

박석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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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이보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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