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아름다운 마무리 (40) 녹슬지 않는 삶 - 들꽃을 옮겨 심다 오늘 아침 뒤꼍에서 개망초를 꺾어다가 오지 항아리에 꽂았더니 볼만하다. 아니, 볼만하다가 아니라 볼수록 아주 곱다. 개망초는 산자락이나 밭두둑 어디서나 마주치는 흔한 꽃이다. 너무 흔하기 때문에 꽃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 스치고 지나면서 눈여겨보지 못했는데 가까이서 두..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5.01
[스크랩] 아름다운 마무리 (39) 녹슬지 않는 삶 - 죽음도 미리 배워둬야 한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은 때가 되면 그 생을 마감한다. 이것은 그 누구도 어길 수 없는 생명의 질서이며 삶의 신비이기도 하다. 만약 삶에 죽음이 없다면 삶은 그 의미를 잃게 될 것이다. 죽음이 삶을 받쳐주기 때문에 그 삶이 빛날 수 있다. 얼마 전 한 친지로부터 들은 말이다. 부친의 죽음 앞..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4.30
[스크랩] 아름다운 마무리 (38) 녹슬지 않는 삶 - 연암 박지원 선생을 기린다 밖에 나가면 편지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때가 있다. 어떤 편지는 그 자리에서 펼쳐보고, 어떤 편지는 집에 가져와 차분히 읽는다. 첩첩산중 외떨어져 사는 나 같은 경우는 휴대전화가 판을 치는 요즘 같은 세상에서도 편지가 유일한 통신수단이다. 받은 편지는 겉봉에 받은 날짜를 표시..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4.29
[스크랩] 아름다운 마무리 (37) 지금이 바로 그때 - 다시 월든 호숫가에서 월든은 콩코드시에서 남쪽으로 2킬로미터 남짓 떨어져 있는 호수이다. 숲이 우거진 낮은 언덕으로 둘러싸여 있다. 150여 년 전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가 이 호숫가 숲 속에 오두막을 짓고 2년 2개월 동안 노동과 학문의 삶을 살면서 그의 사상이 무르익게 되고, 도덕적 신조가 분명한 형태를..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4.28
[스크랩] 아름다운 마무리 (36) 지금이 바로 그때 - 운문사에 가면 내일 모레면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인데 오늘 이 산중에는 첫눈이 내렸다. 가을이 채 가기도 전에 겨울이 성급하게 다가서는가. 오늘 내린 눈으로 뜰 가에는 온통 단풍나무 잎으로 낙엽의 사태를 이루었다. 요 며칠 동안 청명한 가을 날씨 덕에 남쪽에 내려가 오랜만에 조계산에 떠오르는 ..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4.27
[스크랩] 아름다운 마무리 (35) 지금이 바로 그때 - 청소 불공 첫눈이 내리고 나서부터 개울가에는 얼음이 얼기 시작했다. 나무들도 그동안 걸쳤던 옷을 훨훨 벗어 버리고 알몸으로 의연히 서 있다. 말 그대로 낙목한천落木寒天의 계절. 오늘은 마음을 내어 대청소를 했다. 구석구석 쓸고 닦고, 여기저기 널려 있던 것들을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치우..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4.26
[스크랩] 아름다운 마무리 (34) 지금이 바로 그때 - 간소하게, 더 간소하게 월든에 다녀왔다. 헨리 데이비스 소로우가 호숫가 숲 속에 오두막을 짓고 살았던 그리움의 터, 그 월든에 다녀왔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콩코드 근교에 있는 월든 호반은 10월 말 단풍이 한창이었다. 맑은 호수에 비친 현란한 단풍을 대하자 다섯 시간 남짓 달려온 찻길의 피로도 말끔히 가..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4.24
[스크랩] 아름다운 마무리 (33) 지금이 바로 그때 - 겨울 자작나무 자다가 저절로 눈이 떠진다. 어김없이 새벽 한 시에서 한 시 반 사이. 이때 내 정신은 하루 중에서도 가장 맑고 투명하다. 자연은 사람의 나이를 묻지 않는다는데, 나이 들어간 탓인지 남들이 곤히 잠든 이런 시각에 나는 곧잘 깨어있다. 둘레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개울은 두껍게 ..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4.22
[스크랩] 아름다운 마무리 (32) 지금이 바로 그때 - 얼음 깨어 차를 달이다 지난겨울 이 산중에서 온 몸과 마음으로 절절히 배우고 익힌 교훈은 한 방울 물의 귀하고 소중함이었다. 눈 고장에 눈이 내리지 않은 삭막한 겨울. 오죽했으면 태백에서가는 기설제祈雪祭를 다 지냈겠는가. 가뭄이 심할 때 기우제를 지내듯, 눈 고장에서는 눈이 내리지 않으면 기설제를 ..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4.21
[스크랩] 아름다운 마무리 (31) 지금이 바로 그때 - 아직은 이른 봄 건강 비결 중 한 가지는 ‘늦게 입고 늦게 벗어라’이다. 늦가을이나 초겨울에 날씨가 좀 춥다고 해서 일찍 속옷을 껴입기 시작하면 한겨울에는 더욱 두껍게 입어야 한다. 추위를 이겨 낼 저항력을 잃는다는 소리다. 그리고 신문방송에서 여기저기 꽃 소식을 전한다고 해서 성급하게 내..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