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10) 종점에서 조명을 종점에서 조명을 인간의 일상생활은 하나의 반복이다. 어제나 오늘이나 대개 비슷비슷한 일을 되풀이하면서 살고 있다. 시들한 잡담과 약간의 호기심과 애매한 태도로써 행동한다. 여기에는 자기 성찰 같은 것은 거의 없고 다만 주어진 여건 속에 부침하면서 살아가는 범속한 일상인이 ..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6.06
[스크랩] (9) 아파트와 도서관 아파트와 도서관 한때 우리 나라에는 "섰다" 하면 교회라는 말이 있었다. 그러나 그 말도 이제는 빛이 바래졌다. 그 자리에는 바야흐로 호텔과 아파트가 우뚝우뚝 치솟고 있다. 호텔은 요즘 밀려드는 외국 관광객의 사태로 이른바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니, 외화 획득에 안간힘을 쓰..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6.05
[스크랩] (8) 설해목(雪害木) 설해목 雪害木 해가 저문 어느날, 오막살이 토굴에 사는 노승 앞에 더벅머리 학생이 하나 찾아왔다. 아버지가 써 준 편지를 꺼내면서 그는 사뭇 불안한 표정이었다. 사연인즉, 이 망나니를 학교에서고 집에서고 더 이상 손댈 수 없으니, 스님이 알아서 사람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다. 물..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6.04
[스크랩] (7) 오해 오해 세상에서 대인관계처럼 복잡하고 미묘한 일이 어디 또 있을까. 까딱 잘못하면 남의 입살에 오르내려야 하고, 때로는 이쪽 생각과는 엉뚱하게 다른 오해도 받아야 한다. 그러면서도 이웃에게 자신을 이해시키고자 일상의 우리는 한가롭지 못하다. 이해란 정말 가능한 걸까. 사랑하는..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6.03
[스크랩] (6) 너무 일찍 나왔군 너무 일찍 나왔군 서울이 몇 해전부터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것은, 밖에서 온 친선사절들의 입을 빌릴 것 없이 우리들 손으로도 만져 볼 수 있다. 지방과는 달리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힘이 집중 투하되기 때문에 특별시로는 모자라 서울 공화국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빌어먹더라도..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6.02
[스크랩] 무소유 (5) 무소유 무소유 "나는 가난한 탁발승이요. 내가 가진 거라고는 물레와 교도소에서 쓰던 밥그릇과 염소젖 한 깡통, 허름한 담요 여섯 장, 수건 그리고 대단치도 않은 평판, 이것 뿐이오." 마하트마 간디가 1931년 9월 런던에서 열린 제2차 원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가던 도중 마르세유 세관원에게 소..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6.01
[스크랩] (4) 가을은 가을은 가을은 참 이상한 계절이다. 조급 차분해진 마음으로 오던 길을 되돌아볼 때, 푸른 하늘 아래서 시름시름 앓고 있는 나무들을 바라볼 때, 산다는 게 뭘까 하고 문득 혼자서 중얼거릴 때, 나는 새삼스레 착해지려고 한다. 나뭇잎처럼 우리들의 마음도 엷은 우수에 물들어 간다 가을..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5.31
[스크랩] (3) 비독서지절 비독서지절 추석을 지나면서부터 요즘의 날씨는 낮과 밤을 가릴 것 없이 전형적인 가을이다. 이토록 맑고 쾌적한 하늘 아래서 사람인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나무 아래서 그저 서성거리기만 해도, 누렇게 익어가는 들녘만 내다보아도 내 핏줄에는 맑디 맑은 수액이 돈다. 장미 가시에..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5.30
[스크랩] (2) 나의 취미는 나의 취미는 취미는 사람의 얼굴만큼이나 다양하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선택에서 이루어진 것이므로 누구도 무어라 탓할 수 없다. 남들이 보기에는 저런 짓을 뭣하러 할까 싶지만, 당사자에게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성을 지니게 된다. 그 절대성이 때로는 맹목적일 ..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5.29
[스크랩] 무소유 (1) 복원 불국사 복원 불국사 한낮의 기온에는 아랑곳 없이 초가을의 입김이 서서이 번지고 있는 요즈음. 이른 아침 우물가에 가면 성급한 낙엽들이 흥건히 누워있다. 가지 끝에 서성거리는 안개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져 버린 것인가. 밤숲을 스쳐가는 소나기 소리를 잠결에 자주 듣는다. 여름날에 못다..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