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1) 너는 네 세상 어디에 있는가 - 청정한 승가 청정한 승가 며칠 전 남쪽을 행각하다가 지리산 자락의 한 객사客舍에서 하룻밤 쉬는데, 때마침 부슬부슬 봄비가 내렸다. 밤새 내리는 봄비 소리를 들으면서 메마른 내 속뜰을 적셨다. 나는 무슨 인연으로 출가 수행자가 되어 이 산중에서 한밤중 비 내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가...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7.09
[스크랩] (1) 너는 네 세상 어디에 있는가 - 너는 네 세상 어디에 있는가 너는 네 세상 어디에 있는가 12월이다. 어느새 한 해의 마지막 달에 이르렀다. 지나온 날들이 새삼스레 되돌아보이는 마루턱에 올라선 것이다. 마르틴 부버가 하시다즘(유태교 신비주의)에 따른 에서 한 말이 문득 떠오른다. "너는 네 세상 어디에 있느냐? 너에게 주어진 몇몇 해가 지나고 ..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7.08
[스크랩] (1) 너는 네 세상 어디에 있는가 - 시간 밖에서 살다 시간 밖에서 살다 삼복 더위에 별고 없는가. 더위에 지치지 않았는가. 더위를 원망하지 말라. 무더운 여름이 있기 때문에 서늘한 가을바람이 불어오고, 그 가을바람 속에서 이삭이 여물고 과일에 단맛이 든다. 이런 계절의 순환이 없다면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은 제대로 삶을 누릴 수가 없..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7.05
[스크랩] (1) 너는 네 세상 어디에 있는가 - 인디언 `구르는 천둥`의 말 인디언 '구르는 천둥'의 말 1 여기저기서 꽃이 피고 잎이 열린다. 한동안 잊고 지내던 귀에 익은 새소리들도 꽃처럼 새롭게 피어난다. 자연의 질서, 순환의 흐름은 이렇듯 어김없다. 먼지와 소음과 온갖 공해로 뒤덮인 번잡한 길거리에서, 그래도 철을 어기지 않고 꽃과 잎을 펼쳐 보이는 ..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7.04
[스크랩] 오두막 편지 (1) 너는 네 세상 어디에 있는가 - 흙방을 만들며 흙방을 만들며 1 올 봄에 흙방을 하나 만들었다. 지난해 가을 도자기를 빚는 이당거사利堂居士의 호의로 흙벽돌을 미리 마련해 두었다가 산골에 얼음이 풀리자 실어왔다. 4월 꼬박 방 한 칸 만드는 일에 골몰했다. 산 아래 20리 밖에 사는 성실한 일꾼 두 사람과 함께 일을 했다. 이전까지 ..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7.03
[스크랩] (35 ; 끝) 불교의 평화관 불교의 평화관 1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사실상 전쟁 상태에 놓여 있는 우리 현실을 돌아볼 때에 불안의 그림자는 이 구석 저 구석에 도사리고 있다. 정치를 업으로 삼고 있는 세계의 헤비급 챔피언들이 지구가 좁다는 듯이 사방으로 분주하게 뛰고 내닫는 것도 오로지 세계 평화를 유지하..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7.02
[스크랩] (34) 나의 애송시 나의 애송시 심심 산골에는 산울림 영감이 바위에 앉아 나같이 이나 잡고 홀로 살더라 청마靑馬 유치환의 이라는 시다. 시가 무엇인지 나는 모른다. 그러나 읽을 때마다 내 생활의 영역에 물기와 탄력을 주는 이런 언어의 결정을 나는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언제부턴가 말년을 어떻게 ..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7.01
[스크랩] (33) 소음기행 소음기행 오늘날 우리들의 나날은 한마디로 표현해 소음이다. 주간지, 라디오, 텔레비젼 등 대중 매체는 현대인들에게 획일적인 속물이 되어 달라고 몹시도 보챈다. 뿐만 아니라 우리들의 입술에서도 언어를 가장한 소음이 지칠 줄 모르고 펑펑 쏟아져 나온다. 무책임한 말들이 제멋대로..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6.30
[스크랩] 무소유 (32) 진리는 하나인데 - 기독교와 불교 진리는 하나인데 - 기독교와 불교 1 이태 전 겨울, 서대문에 있는 다락방에서 베다니 학원이 열리고 있을 때였다. 나는 연사의 초청을 받고 그 자리에 참석한 일이 있었다. 거기 모인 사람들은 대개가 목사의 부인되는 분들이라고 했다. 그런데 나는 강연을 하면서도 이상한 착각에 속으로..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6.29
[스크랩] (31) 아름다움 - 낯모르는 누이들에게 아름다움 - 낯모르는 누이들에게 이 글을 읽어 줄 네가 누구인지 나는 모른다. 그러나 슬기롭고 아름다운 소녀이기를 바라면서 글을 쓴다. 슬기롭다는 것은 그 사실만 가지고도 커다란 보람이기 때문이다. 일전에 사람을 만나기 위해 종로에 있는 제과점에 들른 일이 있다. 우리 이웃 자..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