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4) 눈고장에서 또 한 번의 겨울을 나다 - 화개동에서 햇차를 맛보다 화개동에서 햇차를 맛보다 내가 기대고 있는 이 산골은 일년 사계절 중에서 봄철이 가장 메마르고 삭막하다. 2월에서 5월에 이르기까지 산골짝에 내려 꽂히면서 회오리를 일으키는 영덩 산간지방 특유의 바람 때문에 부드러운 봄기운을 느낄 수가 없다. 이 고장 사람들의 무표정하고 건..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8.08
[스크랩] (4) 눈고장에서 또 한 번의 겨울을 나다 - 눈고장에서 또 한 번의 겨울을 나다 눈고장에서 또 한 번의 겨울을 나다 언젠가 아는 분이 내게 불쑥 물었다. "스님은 강원도 그 산골에서 혼자서 무슨 재미로 사세요?" 나는 그때 아무 생각 없이 이렇게 대꾸했다. "시냇물 길어다 차 달여 마시는 재미로 살지요." 무심히 뱉은 말이지만 이 말 속에 내 조촐한 살림살이가 함축..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8.07
[스크랩] (4) 눈고장에서 또 한 번의 겨울을 나다 - 등잔에 기름을 채우고 등잔에 기름을 채우고 허균이 엮은 에는 왕휘지王徽之에 대한 일화가 몇 가지 실려 있다. 중국 동진 때의 서예가로 그는 저 유명한 왕희지王羲지의 다섯째 아들이다. 그는 산음山陰에서 살았다. 밤에 큰 눈이 내렸는데 한밤중에 잠에서 깨어나 창문을 열자 사방은 눈에 덮여 온통 흰빛이..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8.06
[스크랩] (4) 눈고장에서 또 한 번의 겨울을 나다 - 허균의 시비 앞에서 허균의 시비 앞에서 서쪽 창으로 비쳐드는 오후의 햇살이 아늑하고 정다운 11월. 창밖으로 가랑잎 휘몰아 가는 바람 소리가 내 손등의 살갗처럼 까슬까슬하다. 숲에 빈 가지가 늘어가고 개울가에 얼음이 얼기 시작하면 바빠진다. 아궁이와 난로에 지필 장작을 패서 처마밑에 들이고, 고추..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8.05
[스크랩] (4) 눈고장에서 또 한 번의 겨울을 나다 -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에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에 첫눈이 내렸다. 거추장스런 잎들을 훨훨 떨쳐 버리고 알몸을 드러낸 나무와 숲에 겨울옷을 입혀주려고 눈이 내렸다. 아메리카 인디언의 달력에 의하면 '모두 사라진 것이 아닌 달'인 11월. 그 11월에 들어서면 나무들은 여름과 가을철에 걸쳤던 옷을 미련없..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8.04
[스크랩] (4) 눈고장에서 또 한 번의 겨울을 나다 - 겨울 채비를 하며 겨울 채비를 하며 서리가 내리고 개울가에 살얼음이 얼기 시작하면 내 오두막에도 일손이 바빠진다. 캐다가 남긴 고구마를 마저 캐서 들여야 하고, 겨울 동안 난로에 지필 장작을 골라서 추녀 밑에 따로 쌓아야 한다. 장작의 길이가 길면 난로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짧은 걸로 가리고 ..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8.03
[스크랩] (3) 안으로 귀 기울이기 - 파초잎에 앉아 파초잎에 앉아 휴가철이 되니 다시 길이 막힌다. 산과 바다를 찾아가는 차량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더위를 피해서, 또는 자신에게 주어진 여가를 보내기 위해 모처럼 일상의 집에서 떠나온 길이다. 더위를 피할 곳이 어디이기에 이처럼 동이 트기 전부터 차량의 흐름을 이루는 것일..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8.02
[스크랩] (3) 안으로 귀 기울이기 - 오두막 편지 오두막 편지 절기로 오늘이 하지夏至다. 여름철 안거도 어느새 절반이 되었구나. 그동안 아주 바쁘게 살았다는 생각이 어제 오늘 든다. 모처럼 산거山居의 한적한 시간을 되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젯밤에는 오랜만에 별밭에 눈길을 보내고, 어지럽게 날아다니는 반딧불이도 보았다...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8.01
[스크랩] (3) 안으로 귀 기울이기 - 인간의 가슴을 잃지 않는다면 인간의 가슴을 잃지 않는다면 추석을 앞두고 연일 음산한 날씨 때문에 풀을 쑤어 놓고도 미처 창문을 바르지 못했다. 가을날 새로 창을 바르면 창호에 비쳐드는 맑은 햇살로 방 안이 아늑하고 달빛도 한결 푸근하다. 이제 산중에서는 아침 저녁으로 쌀쌀해서 날마다 군불을 지펴야 한다. ..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7.31
[스크랩] (3) 안으로 귀 기울이기 - 인간의 가슴을 잃지 않는다면 인간의 가슴을 잃지 않는다면 추석을 앞두고 연일 음산한 날씨 때문에 풀을 쑤어 놓고도 미처 창문을 바르지 못했다. 가을날 새로 창을 바르면 창호에 비쳐드는 맑은 햇살로 방 안이 아늑하고 달빛도 한결 푸근하다. 이제 산중에서는 아침 저녁으로 쌀쌀해서 날마다 군불을 지펴야 한다. ..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