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2016 농어촌문학상 시부문 당선작] 김이솝 외 [2016 농어촌문학상 시부문 당선작] 김이솝 외 ■최우수상 소금이 온다 / 김이솝 고무래를 밀고 있는 등 뒤 혼자 잠든 아이의 뺨 위로 한 두릅의 햇귀가 걸린다 귀가 어두운 해변이 고양이 눈에 불을 켜고 들어와 낮별의 꼬리를 잡아당길 때, 팽팽해지는 하늘 빛들이 허리를 펴고 들어와 아.. 좋은시 2019.02.11
[스크랩] [2016 시에 신인상 시부문 당선작] 문화영 외 [2016 시에 신인상 시부문 당선작] 문화영 외 ●자전거 외 2편 문화영 ●감자 외 2편 조대환 ●장미세탁소 외 2편 최달연 ■자전거 외 2편 문화영 자전거 자전거가 누워있다 서서히 지쳐가는 바퀴살 사이 허공이 저절로 돌아간다 도시락을 흔들며 소풍에서 돌아오던 날 아버지는 못 본 척하.. 좋은시 2019.02.11
[스크랩] [2016 시와사상 신인상 당선작] 김성진 외 [2016 시와사상 신인상 당선작] 김성진 외 - 23회 시와사상 신인상 ●블랙아웃 외 4편 김성진 ●BB탄이 들어 있는 작은 방울 외 4편 이한길 ■블랙아웃 외 4편 김성진 블랙아웃 아버지, 잘 계셨나요. 컬러링이 잠꼬대처럼 울리고 나의 살은 하루만큼 잘려나갔습니다. 기억에서 사라진 살찐 공.. 좋은시 2019.02.11
[스크랩] [제4회 평택 생태시 문학상 당선작] 이병철 [제4회 평택 생태시 문학상 당선작] 이병철 수평선을 걷는 장화들 파랗고 맑은 냉기에도 코가 얼지 않는 우리는 언제나 싱싱한 뒤축으로 수평선을 걷는 장화들이다 그중에서도 나는 수심(水深)이 깊어질수록 바다의 과거를 잘 기억하는 오래된 가죽장화, 유빙에다 이마를 닦.. 좋은시 2019.02.11
[스크랩] 화살 / 김기택 화살 김기택 과녁에 박힌 화살이 꼬리를 흔들고 있다 찬 두부 속을 파고 들어가는 뜨거운 미꾸라지처럼 머리통을 과녁판에 묻고 온몸을 흔들고 있다 여전히 멈추지 않은 속도로 나무판 두께를 밀고 있다 과녁을 뚫고 날아가려고 꼬리가 몸통을 밀고 있다 더 나아가지 않는 속도를 나무 .. 좋은시 2019.02.11
[스크랩] 빨랫줄 / 서정춘 빨랫줄 서정춘 그것은, 하늘 아래 처음 본 문장의 첫줄 같다 그것은, 하늘 아래 이쪽과 저쪽에서 길게 당겨주는 힘줄 같은 것 이 한 줄에 걸린 것은 빨래만이 아니다 봄바람이 걸리면 연분홍 치마가 휘날려도 좋고 비가 와서 걸리면 떨어질까 말까 물망울은 즐겁다 그러나, 하늘 아래 이쪽.. 좋은시 2019.02.11
[스크랩] 지구의 눈물 / 배한봉 지구의 눈물 배한봉 둥근 것들은 눈물이 많다, 눈물왕국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칼로 수박을 쪼개다 수박의 눈물을 만난다 어제는 혀에 닿는 과육 맛에만 취해 수밀도를 먹으면서 몰랐지 사과 배 포도알까지 둥근 몸은 모두 달고 깊은 눈물왕국 하나씩 가지고 있다는 걸 나는 눈물왕국을 .. 좋은시 2019.02.11
[스크랩] 열과(裂果) / 안희연 열과(裂果) 안희연 이제는 여름에 대해 말할 수 있다 흘러간 것과 보낸 것은 다르지만 지킬 것이 많은 자만이 문지기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문지기는 잘 잃어버릴 줄 아는 사람이다 그래, 다 훔쳐가도 좋아 문을 조금 열어두고 살피는 습관 왜 어떤 시간은 돌이 되어 가라.. 좋은시 2019.02.11
[스크랩] 절개지 / 윤석산 절개지 윤석산 도로를 내기 위하여 지난 한 해 내내 산을 허물고 자르고, 그래서 생긴 절개지 한겨울 지나고 나니, 온갖 잡풀들 다시 어우러져 꽃을 피우며 벌겋게 드러났던 흙의 살점들 덮고 있구나. 머리를 깎고, 수술복으로 갈아입고 마취를 하고, 한참을 죽었다가 깨어나니 사라진 그.. 좋은시 2019.02.11
[스크랩] 수식변폭(修飾邊幅) / 이순희 수식변폭(修飾邊幅) 이순희 온갖 평을 주렁주렁 걸친 시가 인사동을 활보한다 어릿광대 같다 늙은 여자가 목걸이 팔찌 귀걸이 집에 있는 온갖 반지는 다 끼고 나와 열 손가락이 모자란다고 흔드는 것 같다 몸에 맞는 한 벌이면 족한 것을 시의 몸은 보이지 않고.. 좋은시 2019.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