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스님의 '오두막편지'35]눈고장에서 또 한번의 겨울을 나다 [법정 스님의 '오두막 편지' 제35회] 눈고장에서 또 한 번의 겨울을 나다 언젠가 아는 분이 내게 불쑥 물었다. "스님은 강원도 그 산골에서 혼자서 무슨 재미로 사세요?" 나는 그때 아무 생각 없이 이렇게 대꾸했다. "시냇물 길어다 차 달여 마시는 재미로 살지요." 무심히 뱉은 말이지만 이 말 속에 내 조..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09.11.07
[법정스님의 '오두막편지'36] 화개동에서 햇차를 맛보다 [법정 스님의 '오두막 편지' 제36회] 화개동에서 햇차를 맛보다 내가 기대고 있는 이 산골은 일년 사계절 중에서 봄철이 가장 메마르고 삭막하다. 2월에서 5월에 이르기까지 산골짝에 내려 꽂히면서 회오리를 일으키는 영덩 산간지방 특유의 바람 때문에 부드러운 봄기운을 느낄 수가 없다. 이 고장 사..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09.11.07
[법정스님의 '오두막편지'38] 뜬 구름처럼 떠도는 존재들 [법정 스님의 '오두막 편지' 제38회] 뜬구름처럼 떠도는 존재들 금년 부처님 오시는 날은 파리에 있는 길상사에서 지냈다. 몇 해째 등이 달리지 않는 오두막에서 혼자서 조촐히 보내고 했는데, 올해는 몇 군데 말 빚을 갚기 위해 밖에 나가 지냈다. 절이 처음 세워질 무렵의 낯익은 얼굴은 여남은 밖에 ..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09.11.07
[법정스님의 '오두막편지'40]다산초당에서 [법정 스님의 '오두막 편지' 제40회] 다산 초당에서 남도에 내려간 김에 강진 만덕산 기슭에 있는 다산 초당茶山草棠에 들렀다. 나는 지금까지 이곳을 열 번도 더 넘게 찾았다. 세상일이 답답할 때면 문득 다산 선생 같은 이 땅의 옛 어른이 그리워진다. 꿋꿋한 기상으로 시대의 어둠을 헤쳐나간 그 자취..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09.11.07
[법정스님의 '오두막편지'43]어느 독자의 편지 [법정 스님의 '오두막 편지' 제43회] 어느독자의 편지 출판사로 보내온 독자들의 편지를 들추어보면서, 새삼스레 사람과 사람 사이에 맺어진 우정에 대해서 생각해 볼 기회를 가졌다. 요즘처럼 이기적이고 삭막한 세상에서는 친구 사이의 정이 더욱 귀하고 절실하다. 우정은 인간의 정 중에서도 가장 ..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09.11.07
[법정스님의 '오두막편지'44] 내 오두막의 가을걷이 [법정 스님의 '오두막 편지' 제44회] 내 오두막의 가을걷이 구름은 희고 산은 푸르며 시냇물은 흐르고 바위는 서 있다. 꽃은 새소리에 피어나고 골짜기는 나무꾼의 노래에 메아리친다. 온갖 자연은 이렇듯 스스로 고요한데 사람의 마음만 공연히 소란스럽구나. <소창청기小窓淸記>라는 옛책에 실려..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09.11.07
[법정스님의 '오두막편지'46] 거리의 스승들 [법정 스님의 '오두막 편지' 제46회] 거리의 스승들 오두막 둘레에는 5월 하순인 요즘에야 철쭉이 한창이다. 창호에 아련히 비쳐드는 분홍빛이 마치 밖에 꽃등이라도 밝혀 놓은 것 같다. 철쭉이 필 무렵이면 어김없이 검은 등 뻐꾸기가 찾아온다. 네 박자로 우는 그 새소리를 듣고 고랭지의 모란도 살며..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09.11.07
:[법정스님의 '오두막편지'47]가난을 건너는 법 [법정 스님의 '오두막 편지' 제47회] 가난을 건너는 법 얼어붙은 산골에도 봄기운이 조금씩 번지고 있다. 응달과 골짜기는 아직도 얼어붙어 있지만, 한낮으로 비치는 햇살과 바람결은 한결 부드러워졌다. 두어 자 높이로 지붕에 쌓여있던 눈이 녹아 내리는 낙숫물 소리에 문득 봄의 입김을 느낄 수 있다..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09.11.07
[법정스님의 '오두막편지'48] 그런 길은 없다 [법정 스님의 '오두막 편지' 제48회] 그런 길은 없다 장마가 오기 전에 서둘러 해야 할 일로 나는 요즘 바쁘다. 오두막 둘레에 무성하게 자란 풀을 베고, 고추밭에 김도 매야 한다. 장마철에 지필 땔감도 비에 젖지 않도록 미리 추녀 밑에 들이고, 폭우가 내리더라도 물이 잘 빠져나가도록 여기저기 도랑..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09.11.07
[법정스님의 '오두막편지'최종회] 산천초목에 가을이 내린다 [법정 스님의 '오두막 편지' 최종회] 산천초목에 가을이 내린다 이제는 늦더위도 한풀 꺾이고 아침저녁으로 선득거린다. 풀벌레 소리가 여물어가고 밤으로는 별빛도 한층 영롱하다. 이 골짝 저 산봉우리에서 가을 기운이 번지고 있다. 요 며칠 새 눈에 띄게 숲에는 물기가 빠져나가고 있다. 어떤 가지..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09.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