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1021

[스크랩] (5) 새 오두막으로 거처를 옮기다 - 이 가을에는 행복해지고 싶네

이 가을에는 행복해지고 싶네 구름은 희고 산은 푸르며 시냇물은 흐르고 바위는 서 있다. 꽃은 새소리에 피어나고 골짜기는 나무꾼의 노래에 메아리친다. 온갖 자연은 이렇듯 스스로 고요한데 사람의 마음만 공연히 소란스럽구나. 라는 옛책에 실려 있는 구절이다. 자연은 저마다..

[스크랩] (5) 새 오두막으로 거처를 옮기다 - 어느 독자의 편지

어느 독자의 편지 출판사로 보내온 독자들의 편지를 들추어보면서, 새삼스레 사람과 사람 사이에 맺어진 우정에 대해서 생각해 볼 기회를 가졌다. 요즘처럼 이기적이고 삭막한 세상에서는 친구 사이의 정이 더욱 귀하고 절실하다. 우정은 인간의 정 중에서도 가장 순수한 감정이..

[스크랩] (5) 새 오두막으로 거처를 옮기다 - 내 오두막의 가을걷이

내 오두막의 가을걷이 내 오두막에 가을걷이도 이미 끝났다. 가을걷이래야 고추 따고 그 잎을 훑어내고 감자와 고구마를 캐고 호박을 거두어들이는 일이다. 옥수수는 다람쥐들이 벌써 추수를 해버렸고 해바라기도 나는 꽃만 보고 씨는 다람쥐들의 차지가 되었다. 개울가에 살얼..

[스크랩] (5) 새 오두막으로 거처를 옮기다 - 가을에는 차맛이 새롭다

가을에는 차맛이 새롭다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가을 기운에 밀려갔다. 요즘 산중의 가을 날씨는 '이밖에 무엇을 더 구하랴' 싶게 산뜻하고 쾌적하다. 가을 날씨는 자꾸만 사람을 밖으로 불러낸다. 산자락에는 들꽃이 한창이다. 노란 좁쌀알 같은 꽃을 달고 하늘거리던 마타리..

[스크랩] (4) 눈고장에서 또 한 번의 겨울을 나다 - 겨울 채비를 하며

겨울 채비를 하며 서리가 내리고 개울가에 살얼음이 얼기 시작하면 내 오두막에도 일손이 바빠진다. 캐다가 남긴 고구마를 마저 캐서 들여야 하고, 겨울 동안 난로에 지필 장작을 골라서 추녀 밑에 따로 쌓아야 한다. 장작의 길이가 길면 난로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짧은 걸로 ..

[스크랩] (4) 눈고장에서 또 한 번의 겨울을 나다 - 다산 초당에서

다산 초당에서 남도에 내려간 김에 강진 만덕산 기슭에 있는 다산 초당茶山草棠에 들렀다. 나는 지금까지 이곳을 열 번도 더 넘게 찾았다. 세상일이 답답할 때면 문득 다산 선생 같은 이 땅의 옛 어른이 그리워진다. 꿋꿋한 기상으로 시대의 어둠을 헤쳐나간 그 자취가 그립기 때..

[스크랩] 오두막 편지 (4) 눈고장에서 또 한 번의 겨울을 나다 - 바보의 깨달음

바보의 깨달음 전통적인 승가의 풍습에 따르면, 여름철 안거가 끝나는 마지막 날(음력 7월 15일) 수행승들은 안거중에 자신이 범한 허물을 고백하고 참회하면서 용서를 비는 의식을 행한다. 이를 자자自恣라고 한다. 그래서 안거가 끝나는 해젯날을 일명 자자일自恣日이라고도 한..

[스크랩] 오두막 편지 (4) 눈고장에서 또 한 번의 겨울을 나다 - 바보의 깨달음

바보의 깨달음 전통적인 승가의 풍습에 따르면, 여름철 안거가 끝나는 마지막 날(음력 7월 15일) 수행승들은 안거중에 자신이 범한 허물을 고백하고 참회하면서 용서를 비는 의식을 행한다. 이를 자자自恣라고 한다. 그래서 안거가 끝나는 해젯날을 일명 자자일自恣日이라고도 한..

[스크랩] (4) 눈고장에서 또 한 번의 겨울을 나다 - 뜬구름처럼 떠도는 존재들

뜬구름처럼 떠도는 존재들 금년 부처님 오시는 날은 파리에 있는 길상사에서 지냈다. 몇 해째 등이 달리지 않는 오두막에서 혼자서 조촐히 보내고 했는데, 올해는 몇 군데 말 빚을 갚기 위해 밖에 나가 지냈다. 절이 처음 세워질 무렵의 낯익은 얼굴은 여남은 밖에 안 보이고, 대개..

[스크랩] (4) 눈고장에서 또 한 번의 겨울을 나다 - 누구와 함께 자리를 같이 하랴

누구와 함께 자리를 같이 하랴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가 낮게 깔리는 걸 보고 점심 공양 끝에 서둘러 비설거지를 했다. 오두막 둘레에 무성한 가시덤불과 잡목을 작년 가을에 쳐 놓았는데, 지난 봄에 단을 묶어 말려 둔 것을 나뭇간으로 옮기는 일이다. 미적미적 미루다가 몇 차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