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3) 비독서지절 비독서지절 추석을 지나면서부터 요즘의 날씨는 낮과 밤을 가릴 것 없이 전형적인 가을이다. 이토록 맑고 쾌적한 하늘 아래서 사람인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나무 아래서 그저 서성거리기만 해도, 누렇게 익어가는 들녘만 내다보아도 내 핏줄에는 맑디 맑은 수액이 돈다. 장미..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2.13
[스크랩] (2) 나의 취미는 나의 취미는 취미는 사람의 얼굴만큼이나 다양하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선택에서 이루어진 것이므로 누구도 무어라 탓할 수 없다. 남들이 보기에는 저런 짓을 뭣하러 할까 싶지만, 당사자에게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성을 지니게 된다. 그 절대성이 때로는 맹..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2.12
[스크랩] 무소유 (1) 복원 불국사 복원 불국사 한낮의 기온에는 아랑곳 없이 초가을의 입김이 서서이 번지고 있는 요즈음. 이른 아침 우물가에 가면 성급한 낙엽들이 흥건히 누워있다. 가지 끝에 서성거리는 안개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져 버린 것인가. 밤숲을 스쳐가는 소나기 소리를 잠결에 자주 듣는다. 여름날..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2.11
[스크랩] (13, 끝) 영원한 자유를 찾아서 영원한 자유를 찾아서 찔레꽃이 구름처럼 피어오르고 뻐꾸기가 자지러지게 울 때면 날이 가문다. 어제 해질녘에는 채소밭에 샘물을 길어다 뿌려 주었다. 자라 오는 상추와 아욱과 쑥갓을 뜯어만 먹기가 미안하다. 사람은 목이 마르면 물을 마시고 갖가지 음료수를 들이키면서, 목..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2.10
[스크랩] (12) 떠남을 위하여 떠남을 위하여 그렇다. 우리는 날마다 죽으면서 다시 태어나야 한다. 만약 죽음이 없다면 삶 또한 무의미해질 것이다. 삶의 배후에 죽음이 받쳐주고 있기 때문에 삶이 빛날 수 있다. 우리는 순간 순간 죽어가면서 다시 태어난다. 그러니 살 때는 삶에 전력을 기울여 뻐근히 살아야 ..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2.09
[스크랩] (11) 적게 가져야 더 많이 얻는다 적게 가져야 더 많이 얻는다 얼어붙은 대지에 다시 봄이 움트고 있다. 겨울 동안 죽은 듯 잠잠하던 숲이 새소리에 실려 조금씩 깨어나고 있다. 우리들 안에서도 새로운 봄이 움틀 수 있어야 한다. 다음으로 미루는 버릇과 일상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그 타성에서 벗어나 새로운 ..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2.08
[스크랩] (10) 수도자가 사는 집 수도자가 사는 집 올 봄은 순수하게 홀로 있는 시간을 마음껏 누릴 수 있었다. 홀로 있을수록 함께 있을 수 있다는 말씀이 진실임을 터득하였다. 홀로 있다는 것은 어디에도 물들지 않고 순진무구하며 자유롭고 홀가분하고 부분이 아니라 전체로서 당당하게 있음을 뜻한다. 살만..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2.07
[스크랩] 산에는 꽃이 피네 (9) 진정한 인간의 길 진정한 인간의 길 산에서 사는 사람들이 산에 대한 향수를 지니고 있다면 속 모르는 남들은 웃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산승들은 누구보다도 산으로 내닫는 진한 향수를 지닌다. 산에는 높이 솟은 봉우리만이 아니라 깊은 골짜기도 있다. 나무와 바위와 시냇물과 온갖 새들이며 짐..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2.06
[스크랩] (8) 자기 안을 들여다 보라 자기 안을 들여다 보라 요즘 내가 사는 곳에는 돌배나무와 산자두가 활짝 문을 열어 환한 꽃을 피워내고 있다. 돌배나무는 가시가 돋쳐 볼품 없고 쓸모 없는 나무인 줄 알았더니 온몸에 하얀 꽃을 피우는 걸 보고 그 존재를 새롭게 인식하게 됐다. 산자두 역시 해묵은 둥치로 한겨..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2.05
[스크랩] (6) 행복의 조건 행복의 조건 가끔은 자기가 살던 집을 떠나 볼 일이다. 자신의 삶을 마치고 떠나간 후의 그 빈자리가 어떤 것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암자에 돌아오니 둘레에 온통 진달래꽃이 만발하였다. 군불을 지펴놓고 닫겼던 창문을 활짝 열어, 먼지를 털고 닦아냈다. 이끼낀 우..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