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23) 침묵의 의미 침묵의 의미 현대는 말이 참 많은 시대다. 먹고 뱉어내는 것이 입의 기능이긴 하지만, 오늘의 입은 불필요한 말들을 뱉어내느라고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수고를 하고 있다. 이전에는 사람끼리 마주 보며 말을 나누었는데, 전자매체가 나오면서는 혼자서도 얼마든지 지껄일 수 있게 되었..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3.04
[스크랩] (22) 영원한 산 영원한 산 산에서 사는 사람들이 산에 대한 향수를 지니고 있다면, 속 모르는 사람들은 웃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산승들은 누구보다도 산으로 내닫는 진한 향수를 지닌다. 이 산에 살면서 지나온 저 산을 그리거나 말만 듣고 아직 가보지 못한 그 산을 생각한다. 사전에서는 산을 '육지의 ..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3.03
[스크랩] (21) 녹은 그 쇠를 먹는다 녹은 그 쇠를 먹는다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있다. 사람의 마음처럼 불가사의한 것이 또 있을까. 너그러울 때는 온 세상을 받아들이다가도, 한번 옹졸해지면 바늘 하나 꽂을 자리가 없는 것이 우리 마음이다. 그래서 가수들은 오늘도 "내 마음 나도 몰라....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3.02
[스크랩] (20) 인형과 인간 인형과 인간 1 내 생각의 실마리는 흔히 버스 안에서 이루어진다. 출퇴근 시간의 붐비는 시내버스 안에서 나는 삶의 밀도 같은 것을 실감한다. 선실禪室이나 나무 그늘에서 하는 사색은 한적하긴 하지만 어떤 고정관념에 갇혀 공허하거나 무기력해지기 쉬운데 달리는 버스 안에서는 살아..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3.01
[스크랩] 무소유 (19) 미리 쓰는 유서 미리 쓰는 유서 죽게 되면 말없이 죽을 것이지 무슨 구구한 이유가 따를 것인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 지레 죽는 사람이라면 의견서(유서)라도 첨부되어야겠지만, 제 명대로 살 만치 살다가 가는 사람에겐 그 변명이 소용될 것 같지 않다. 그리고 말이란 늘 오해를 동반하게 마련이므로, 유..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2.29
[스크랩] (18) 잊을 수 없는 사람 잊을 수 없는 사람 수연水然 스님! 그는 정다운 도반이요, 선지식이었다. 자비가 무엇인가를 입으로 말하지 않고 몸소 행동으로 보여준 그런 사람이었다. 길가에 무심히 피어있는 이름 모를 풀꽃이 때로는 우리의 발길을 멈추게 하듯이, 그는 사소한 일로써 나를 감동케 했다. 수연 스님! ..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2.28
[스크랩] (17) 그 여름에 읽은 책 그 여름에 읽은 책 가을을 독서의 계절로 못박아 놓고들 있지만 사실 가을은 독서하기에 가장 부적당한 계절이다. 날씨가 너무 청청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엷어 가는 수목의 그림자가 우리들을 먼 나그네 길로 자꾸만 불러내기 때문이다. 푸르디 푸른 하늘 아래서 책장이나 뒤적이고 있..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2.27
[스크랩] (16) 나그네 길에서 나그네 길에서 사람들의 취미는 다양하다. 취미는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인간적인 여백이요 탄력이다. 그러기에 아무개의 취미는 그 사람의 인간성을 밑받침한다고 볼 수 있다. 여행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물론 개인의 신체적인 장애나 특수사정으로 문밖에 나가기를 꺼리는 사람도..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2.26
[스크랩] (15) 조조할인 조조할인 지난 일요일, 볼일로 시내에 들어갔다가 극장 앞에 줄지어 늘어서 있는 장사진을 보고, 시민들은 참 열심히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한낮의 뙤약볕 아래 묵묵히 서 있는 그들의 얼굴을 자세히 보았을 때 측은한 생각이 고개를 들었다. 먼 길의 나그네에게서나 ..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2.25
[스크랩] (14) 회심기 회심기 내 마음을 내 뜻대로 할 수만 있다면, 나는 어디에도 걸림이 없는 한도인閑道人이 될 것이다. 그럴 수 없기 때문에 온갖 모순과 갈등 속에서 부침하는 중생이다. 우리들이 화를 내고 속상해 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외부의 자극에서라기 보다 마음을 걷잡을 수 없는 데에 그 까닭이 ..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