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33) 소음기행 소음기행 오늘날 우리들의 나날은 한마디로 표현해 소음이다. 주간지, 라디오, 텔레비젼 등 대중 매체는 현대인들에게 획일적인 속물이 되어 달라고 몹시도 보챈다. 뿐만 아니라 우리들의 입술에서도 언어를 가장한 소음이 지칠 줄 모르고 펑펑 쏟아져 나온다. 무책임한 말들이 제멋대로..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3.14
[스크랩] 무소유 (32) 진리는 하나인데 - 기독교와 불교 진리는 하나인데 - 기독교와 불교 1 이태 전 겨울, 서대문에 있는 다락방에서 베다니 학원이 열리고 있을 때였다. 나는 연사의 초청을 받고 그 자리에 참석한 일이 있었다. 거기 모인 사람들은 대개가 목사의 부인되는 분들이라고 했다. 그런데 나는 강연을 하면서도 이상한 착각에 속으로..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3.13
[스크랩] (31) 아름다움 - 낯모르는 누이들에게 아름다움 - 낯모르는 누이들에게 이 글을 읽어 줄 네가 누구인지 나는 모른다. 그러나 슬기롭고 아름다운 소녀이기를 바라면서 글을 쓴다. 슬기롭다는 것은 그 사실만 가지고도 커다란 보람이기 때문이다. 일전에 사람을 만나기 위해 종로에 있는 제과점에 들른 일이 있다. 우리 이웃 자..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3.12
[스크랩] (30) 살아 남은 자 살아 남은 자 요 며칠 사이에 뜰에는 초록빛 물감이 수런수런 번지기 시작했다. 지난 해 가을 이래 자취를 감추었던 빛깔이 다시 번지고 있다. 마른 땅에서 새 움이 트는 걸 보면 정말 신기하기 만하다. 없는 듯이 자취를 감추었다가 어느새 제철을 알아보고 물감을 푸는 것이다. 어제는 ..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3.11
[스크랩] (29) 상면 상면 아무개를 아느냐고 할 때 "오, 그 사람? 잘 알고 말고. 나하곤 막역한 사이지. 거 학창시절엔 그렇고 그런 친군데...... ." 하면서 자기만큼 그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없다는 듯이 으시대는 사람이 간혹 있다. 그러나 남을 이해한다는 것처럼 어려운 것이 또 있을까. 다양하고 미묘한 심..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3.10
[스크랩] (28) 아직도 우리에겐 아직도 우리에겐 6월이 장미의 계절일 수만은 없다. 아직도 깊은 상흔이 아물지 않고 있는 우리에게는, 카인의 후예들이 미쳐 날뛰던 6월, 언어와 풍습과 핏줄이 같은 겨레끼리 총부리를 겨누고 피를 흘리던 악의 계절에도 꽃은 피는가. 못다 핀 채 뚝뚝 져 버린 젊음들이, 그 젊은 넋들이 ..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3.09
[스크랩] (27) 본래무일물 본래무일물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물건과 인연을 맺는다. 물건 없이 우리들의 일상생활은 이루어질 수 없다. 인간을 가리켜 만물의 영장이라 하는 것도 물건과의 상관 관계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내면적인 욕구가 물건과 원만한 조화를 이룰 때 사람들은 느긋한 기지개를 켠다. 동시에..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3.08
[스크랩] (26) 신시(神市) 서울 신시神市 서울 한동안 뜸하던 꾀꼬리 소리를 듣고 장마에 밀린 빨래를 하던 날 아침 우리 다래헌에 참외 장수가 왔다. 노인은 이고 온 광주리를 내려놓으면서 단 참외를 사 달라는 것이다. 경내에는 장수들이 드나들 수 없는 것이 사원의 규칙으로 되어 있지만, 모처럼 찾아온 노인의 뜻..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3.07
[스크랩] 무소유 (25) 영혼의 모음 - 어린왕자에게 보내는 편지 영혼의 모음 - 어린왕자에게 보내는 편지 1 어린 왕자! 지금 밖에서는 가랑잎 구르는 소리가 들린다. 창호에 번지는 하오의 햇살이 지극히 선하다. 이런 시각에 나는 티 없이 맑은 네 목소리를 듣는다. 구슬 같은 눈매를 본다. 하루에도 몇 번씩 해 지는 광경을 바라보고 있을 그 눈매를 그..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3.06
[스크랩] (24) 순수한 모순 순수한 모순 6월을 장미의 계절이라고 했던가. 그래 그런지, 얼마 전 가까이 있는 보육원에 들렀더니 꽃가지마다 6월로 향해 발돋움을 하고 있었다. 몇 그루를 얻어다 우리 방 앞뜰에 심었다. 단조롭던 뜰에 향기가 돌았다. 아침 저녁으로 물을 주노라면 모짜르트의 청렬淸冽 같은 것이 옷.. 마음에 담고 싶은 법정스님의 글 2012.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