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
이영춘
가시에 찔려 본 사람은 안다
그 생채기 얼마나 쓰리고 아픈가를
피 멍울멍울 솟아나는 진통을
한 사람의 독기 어린 혓바닥이
우리들 가슴에 얼마나 많은 피를 솟게 하는가를
가시에 찔려 본 사람은 안다
나는 또 얼마나 많이 남의 가슴에 가시를 박았을 것인가를
한 치 혓바닥에서 묻어나는 그 독기.
돌밭, 가시밭에 몸 박고 사는 엉겅퀴처럼 툭툭
불거진 가시가 얼마나 큰 암 덩어리였던가를
가시에 찔려본 사람은 안다
내 몸에 가시가 박혀 피 철철 흘리듯
남의 가슴에도 피 흘리게 하였을 것인가를
-시집『봉평 장날』(서정시학, 2011)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보리향(菩提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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