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단상
고광헌
햇살이
살이 다 비치는
나뭇잎 위에 내려앉네
빛의 무게를 못 견딘 나뭇잎
까칠한 바람에 제 몸을 맡겨버리네
투명한 속살
겨우 걸음마 뗀 아이
떨어지는 나뭇잎 쫓아가는데
땅 위에 잠시 쉬고 있던 햇살
냉큼,
나뭇가지 위로 달아나네
오,
생이 저처럼 아름다울 수만 있다면
-시집『시간은 무겁다』(창비, 2011)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보리향(菩提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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