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깔아뭉개기
이상개
시간을 뭉갠다
뭉개진 시간들이 쌓여 산을 만든다
시간이 비틀거리며 쓰러지고
시와 간이 포개지면서 후르르 떤다
ㅅ이 ㄱ자리를 차지하자
ㄱ은 빙글 돌아 ㄴ과 합치고
ㅣ는 ㅏ와 함께 누어버렸다
높은음자리가 낮게 엎드리고
낮은음자리로 높이 날았다
시간은 서로 날고, 뛰고, 기다가
깔아뭉개며 합쳐진다
죽은 산이 벌떡 일어선다.
―『시에』(2011. 봄)
―『부울경 문학작품선집』(log on books, 2011)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보리향(菩提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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