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불교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이봉주 폐사지에서 이봉주 부처가 떠난 자리는 석탑만 물음표처럼 남아 있다 귀부 등에 가만히 귀 기울이면 아득히 목탁소리 들리는 듯한데 천 년을, 이 땅에 새벽하늘을 연 것은 당간지주 둥근 허공 속에서 바람이 읊는 독경 소리였을 것이다 천 년을, 이 땅에 고요한 침묵을 깨운 것은 풍경처럼.. 2022 신춘문예 詩 당선작 2020.01.01
2020년 전남매일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 김범남 나머지 인간 김범남 허름한 옷 입고 재즈만 듣는다. 사랑의 원가에 애착의 비용을 들인다. 가끔 일상은 사람을 멀어지게 만든다. 거리와 집착의 변수에 비례해 망각된다. 비위에 거슬리는 언행으로 허덕거린다. 나머지도 인간이다. 이틀간 잠만 잔다. 수면 부족과 의욕상실증이 만든 침착.. 2022 신춘문예 詩 당선작 2020.01.01
2020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정희안 시 당선작- 십자 드라이버가 필요한 오후 /정희안 우선 헐거워진 안구부터 조여야겠어 의자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어 네모난 메모는 너무 반듯했어 느슨해진 우리 사이에 필요한 건 떨림이잖아 사랑은 사탕 같은 것 길이와 깊이 중 어느 쪽이 좋을까 잠들지 않고 꿈을 꿀 순 없잖아 달리자.. 2022 신춘문예 詩 당선작 2020.01.01
2020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박지일 시부문 당선작 - 박지일 ‘세잔과 용석’ 세잔의 몸은 기록 없는 전쟁사였다 나는 용석을 기록하며 그것을 알게 되었다 세잔과 용석은 호명하는 방법의 차이만 있을 뿐 하나의 인물이었다 나는 세잔을 찾아서 용석의 현관문을 두들기기도 하고 반대로 용석을 찾아서 세잔의 현관문을 두.. 2022 신춘문예 詩 당선작 2020.01.01
2020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임효빈 도서관의 도서관 임효빈 한 노인의 죽음은 한 개의 도서관이 사라지는 거라 했다 누군가 한 권의 책을 읽을 때 나는 열람실의 빈 책상이었다 책상은 내가 일어나주길 바랐지만 누군가의 뒤를 따라갔으나 나의 슬픔은 부족했고 무수한 입이었지만 말 한마디 못했고 소리 내어 나를 읽을 수.. 2022 신춘문예 詩 당선작 2020.01.01
2020년 한국경제신문 시부문 당선작- 김건홍 김건홍 그 집의 천장은 낮았다. 천장이 높으면 무언가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했다. 그 집에 사는 목수는 키가 작았다. 그는 자신의 연인을 위해 죽은 나무를 마름질했다. 목수보다 키가 큰 목수의 연인은 붉은 노끈으로 묶인 릴케 전집을 양손에 들고 목수를 찾아갔다. [2020 한경 신.. 2022 신춘문예 詩 당선작 2020.01.01
2020년 영주일보 신춘문예 시당선작 시 당선작] 객공(客工) -한영미- 재봉틀 소리가 창신동 골목을 누비고 있었다 담장이 막다른 대문을 맞춰 다리면 원단 묶음 실은 오토바이가 주름을 잡았다 스팀다리미 수증기 속으로 희망도 샘플이 되던 겨울 어린 객공은 노루발을 구르다 손끝에 한 점 핏방울을 틔우곤 했다 짧은 비명.. 2022 신춘문예 詩 당선작 2020.01.01
[스크랩] 2019년 한국경제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2019 한경 신춘문예] 설하한 "詩는 생각의 퍼즐 맞추는 것 같아…분명하고 강한 목소리 내겠다" 시 부문 설하한 씨2019 한경 신춘문예에서 시 ‘물고기의 잠’으로 등단한 설하한 씨는 “시를 쓰고 나면 항상 즐겁다”며 “읽은 이들이 즐거워할 수 있도록 또렷하고 강렬한 목소리를 내는 .. 2022 신춘문예 詩 당선작 2019.01.02
[스크랩] 2019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스테이플러 씨/이규정- 그는 서류들을 한 코에 제압하고 있다. 바람의 두께에 따라 뒤집어질 수도 있지만 이미 꿰인 코는 염기서열을 갖는다. 하얀 낱장에 뼈대를 두고 있는 얼굴들 묶인 것으로 질서가 된 몸이지만 위아래 각을 맞추는 것은 복종의 의미 자세를 낮추고 하나의 각도와 눈.. 2022 신춘문예 詩 당선작 2019.01.02
[스크랩] 2019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신춘문예 시 당선작] 훈민정음 재개발지구 - 한경선 강남로 집현전 부동산 내벽에는 매물로 나온 낯선 문자들이 새겨져 있다 푸른 종이 속 세종대왕을 사랑한 삼촌은 강남로에 집현전을 차려놓고 그 안에 가득 바람을 풀어놓았다 이곳의 바람은 타워팰리스 하늘과 내통한 지 이미 오래다.. 2022 신춘문예 詩 당선작 2019.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