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손일수의 `웃음소리` 웃음소리 손일수 배롱나무 줄지어 선 길에 늘 웃음소리 들려와요 누굴까? 누굴까? 갸우뚱거리다 그 작은 꽃잎들이 꼬물대며 내는 소리란 걸 오늘에야 알았어요 까르르…… 까르르…… 더위 잊고 뛰노는 아이들 같아요 쉿! 쉿! 조용히 좀 해봐요 웃느라 그 많은 꽃잎 다 지고 말겠어요 한국인 애송 사랑詩 2011.03.29
100편중 1 / 해 / 박두진 ********************************************* <시평> 쥐띠 해가 밝았다. 새로운 정부를 탄생시킬 새해가 밝았다. 현대시가 출발한 지 100년이 되는 해가 밝았다. 대통령 당선자는 근심과 탄식의 소리가 멈춘 '생생지락(生生之樂)'의 세상을 만들겠다고 했다. 어둠으로 점철된 현대사 속에서 우리 시는 시대의 .. 한국인 애송 사랑詩 2009.11.02
100편중 2 / 풀 / 김수영 풀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노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 한국인 애송 사랑詩 2009.11.02
100편중 3 / 남해금산 / 이성복 남해금산 <이성복> 한 여자 돌 속에 묻혀 있었네 그 여자 사랑에 나도 돌 속에 들어갔네 어느 여름 비 많이 오고 그 여자 울면서 돌 속에서 떠나갔네 떠나가는 그 여자 해와 달이 끌어 주었네 남해 금산 푸른 하늘가에 나 혼자 있네 남해 금산 푸른 바닷물 속에 나 혼자 잠기네 <시평> 돌속에 묻.. 한국인 애송 사랑詩 2009.11.02
『즐거운 편지』 / 황동규 [현대시 100 편중 / 4편]| 즐거운 편지 <황동규> 1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2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 한국인 애송 사랑詩 2009.11.02
[현대시 100년/시인이 추천한 詩 100편][5] 『꽃』/김춘수 꽃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香氣)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 한국인 애송 사랑詩 2009.11.02
[현대시 100년/시인이 추천한 詩 100편][6] 『冬天』/서정주 동천(冬天) <서정주> 내 마음 속 우리님의 고은 눈썹을 즈믄 밤의 꿈으로 맑게 씻어서 하늘에다 옮기어 심어 놨더니 동지 섣달 나르는 매서운 새가 그걸 알고 시늉하며 비끼어 가네 ************************************ 겨울 밤하늘을 올려 본다. 얼음에 맨살이 달라붙듯 차갑고 이빨은 시리다. 문득 궁금해.. 한국인 애송 사랑詩 2009.11.02
[현대시 100년/시인이 추천한 詩 100편][7]『사평역에서 』/곽재구 사평역(沙平驛)에서 <곽재구>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내면 깊숙이 할 말.. 한국인 애송 사랑詩 2009.11.02
[현대시 100년/시인이 추천한 詩 100편] (8) 묵화 / 김종삼 묵화(墨畵) <김종삼> 물먹는 소 목덜미에 할머니 손이 얹혀졌다. 이 하루도 함께 지났다고, 서로 발잔등이 부었다고, 서로 적막하다고, (1969년) 김종삼(1921~1984) 시인의 시는 짧다. 짧고 군살이 없다. 그의 시는 여백을 충분히 사용해 언어가 잔상을 갖도록 배려했다. 그리고 아주 담담하다. 언어를 우.. 한국인 애송 사랑詩 2009.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