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가 된 詩

[스크랩] [채호기] 감귤

문근영 2012. 7. 19. 11:58

감귤

 

채 호 기

 

 

가지에 달린 노란 감귤

동그랗게 뭔가를 포용하고 있는

오돌오돌한 감귤 껍질

누군가 껍질을 까면

시고 달착지근한 말랑말랑한 것

실핏줄이 도드라져  보이는 작은 심장

먹을 수 없어서 망설입니다

살아서 두근거리는 연약한 것

동그랗게 뭔가를 포용하고 있는 것들

가지에 달린 노란 감귤

 

 

 

 

 

 

 

 

제주해협보다 더 짙푸르게 일렁이던 감귤밭 이제 노랗게 익어가겠지요.

감귤 향기 갈바람에 날리겠지요. 잘 익은 감귤 하나 시인과 오감으로 통

하고 있네요. 두근거리는 작은 심장같은 것 차마 먹을 수 없어 망설이네요.

그 연약한 마음 동그랗게 뭔가를, 우주를 포용하고 있네요. 실핏줄 선명한

여린 것이지만 온 세상 말랑말랑하게 껴안는 마음이 시라는 것 감귤 하나로

보여주고 있네요. <이경철 . 문학평론가>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꽃사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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