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박경리 '토지'에서 서희가 기거하던 별당채 옛날의 그 집 / 박경리 비자루 병에 걸린 대추나무 수십그루가 어느날 일시에 죽어 자빠진 그집 십오년을 살았다 빈 창고같이 휑뎅그렁한 큰 집에 밤이오면 소쩍새와 쑥쑥새와 울었고 연못의 맹꽁이는 목이터져라 소리 지르던 이른 봄 그 집에서 나는 혼자 살았다 .. 작가 탐방 2009.10.28
시인 이형기 낙화 / 이형기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희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 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작가 탐방 2009.10.28
시인 릴케 내 눈빛을 지우십시오 내 눈빛을 지우십시오. 나는 당신을 볼 수 있습니다. 내 귀를 막으십시오. 나는 당신을 들을수 있습니다. 발이 없어도 당신에게 갈 수 있고 입이 없어도 당신을 부를 수 있습니다. 팔이 꺾여도 나는 당신을 내 심장으로 붙잡을 것입니다. 내 심장을 멈춘다면 나의 뇌수가 맥박 칠 .. 작가 탐방 2009.10.28
시인 정현종 [원재훈 시인의 작가 열전] ‘詩 완벽주의자’ 정현종 “시인은 자기 삶 견디며 남의 삶 견디게 하는 존재” 원재훈 시인 whonjh@empal.com 내면의 은신처에서 절제된 편안함을 즐기는 정현종 시인. 형형한 눈동자와 백발의 노시인은 하얀 호랑이, 정신 깊은 사찰 초입에 서 있는 사천왕상을 닮았다. 그가 .. 작가 탐방 2009.10.27
시인 김영랑 북도에 소월이라면 남도에 영랑이라고 불리울 만큼 우리 말의 서정의 극치를 보여주었던 영랑 김윤식은 1903년 강진읍 남성리에서 태어난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둘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 작가 탐방 2009.10.27
시인 박재삼 울음이 타는 가을강 마음도 한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가을햇볕으로나 동무삼아 따라가면 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나고나 제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 해질녘 울음이 타는 가을강을 보겄네 저것 봐, 저것 봐 네보담도 내보담도 그 기쁜 첫사랑 산.. 작가 탐방 2009.10.26
금아 피천득 나의 사랑하는 생활 -피천득 감상 금아 피천득의 모습이 가장 잘 드러나 있는 글이다. 그의 조그만 사랑의 세계가, 아름다움에 섬세하게 반응하는 그의 감성이 글 속에 따스하게 녹아 흐른다. 작지만 금아의 세계는 결코 협소하지 않다. 깨끗하고 부드럽고 조촐한 것들 속에 오히려 보다 넓고 큰 것이 .. 작가 탐방 2009.10.25
금아 피천득 나의 사랑하는 생활 -피천득 감상 금아 피천득의 모습이 가장 잘 드러나 있는 글이다. 그의 조그만 사랑의 세계가, 아름다움에 섬세하게 반응하는 그의 감성이 글 속에 따스하게 녹아 흐른다. 작지만 금아의 세계는 결코 협소하지 않다. 깨끗하고 부드럽고 조촐한 것들 속에 오히려 보다 넓고 큰 것이 .. 작가 탐방 2009.10.25
시인 김수영 김 수 영 [金 洙 映] 풀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 작가 탐방 2009.10.25
시인 고은 시 백년이라는 것 창비주간논평. 2008-11-26 오전 9:39:35 Comments (0) 고은 / 시인 지난여름 만났을 때 둘 사이에는 소주가 있었소, 그래서 둘은 셋이 되었고 그 셋은 끝내 하나가 되고 말았소. 인상적이었소. 이장욱 형. 그날 나는 좀더 말하고 싶은 것들이 남아 있었으나 제한된 사정에 따랐소.* 장욱 형. 올해.. 작가 탐방 2009.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