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2010 세계일보 [2010 세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권지현 '모른다고 하였다' 우루무치행 비행기가 연착되었다 북경공항 로비에서 삼백삼십 명의 여행자들은 그림=판화가 남궁 산여섯 시간째 발이 묶인 채 삼삼오오 몰려다녔다 현지여행객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여행가방에 다리를 올리고 앉아 떠들.. 다시 보고 싶은 시 2015.01.10
[스크랩] 2010 강원일보 산부인과 41병동에서 김현숙 목숨 걸고 터를 사수하려는 사람들과 강제 철거로 문책당하지 않으려는 사람들 사이에 불길이 솟았다 강대병원 41병동 입원실에 누운 그녀의 마음도 이미 화염에 휩싸였다 산부인과 의사가 가랑이 사이 좁고 음습하게 숨어있는 그를 찾아내 명명한 것은 D25, 2.. 다시 보고 싶은 시 2015.01.10
[스크랩] 2010 문화일보 골목의 각질 강윤미 골목은 동굴이다 늘 겨울 같았다 일정한 온도와 습도가 유지되었다 누군가 한 사람만 익숙해진 것은 아니었다 공용 화장실이 있는 방부터 베란다가 있는 곳까지, 오리온자리의 1등성부터 5등성이 동시에 반짝거렸다 없는 것 빼고 다 있다는 표현처럼 구멍가게는 진부.. 다시 보고 싶은 시 2015.01.10
[스크랩] 2010 동양일보 실을 잣는 어머니 성준 내 어린 아침의 마루에서 실을 잣는 늙은 어머니. 그녀의 낡은 집 처마 빈틈 사이엔 야윈 바람소리가 났고 어머니는 폭포수처럼 떨어지는 바람 줄기를 물레로 감아올렸다. 부활을 꿈꾸다 죽은 고치. 그녀의 몸에선 그 고치 냄새가 빠질 줄 몰랐다. 뜨겁게 삶아진 고.. 다시 보고 싶은 시 2015.01.10
[스크랩] 2011년 신춘문예 당선작 모음 (시부문) 201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아버지의 발화점 정창준 바람은 언제나 가장 허름한 부위를 파고 들었고 그래서 우리의 세입은 더 부끄러웠다. 종일 담배 냄새를 묻히고 돌아다니다 귀가한 아버지의 몸에서 기름 냄새가 났다. 여름 밤의 잠은 퉁퉁 불은 소면처럼 툭툭 끊어졌고 물묻은 .. 다시 보고 싶은 시 2014.12.27
[스크랩] 2011년 신춘문예 시 당선작(지방신문포함) 2011년 경상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팔거천 연가 / 윤순희 여름밤 내내 *팔거천변 돌고 또 돌았습니다 아직 물고기 펄떡이는 물 속 물새알 낳기도 하는 풀숲 달맞이꽃 지천으로 피어 십 수년째 오르지 않는 집값 펴지기를 깨금발로 기다리지만 대학병원 들어서면 3호선 개통되면 국우터널.. 다시 보고 싶은 시 2014.12.27
[스크랩] 2012년 《정지용문학상》수상작 - 옥상의 가을/이상국 2012년 《정지용문학상》수상작 - 옥상의 가을/이상국 -옥상의 가을/이상국- 옥상에 올라가 메밀 베갯속을 널었다 나의 잠들이 좋아라 하고 햇빛 속으로 달아난다 우리나라 붉은 메밀대궁에는 흙의 피가 묻어있다 지구도 흙으로 되어 있다 여기서는 가을이 더 잘 보이고 나는 늘 높은 데가.. 다시 보고 싶은 시 2014.12.25
[스크랩] [2012 문예중앙 신인상 시 당선작] 김해준 / 한 뼘의 해안선 외 6편 [2012 문예중앙 신인상 시 당선작] 김해준 / 한 뼘의 해안선 외 6편 한 뼘의 해안선 (외 6편) 김해준 마른 국화를 태워 연기를 풀어놓는다. 꽃잎이 불씨를 타고 오그라든다. 별들로 판서된 역사가 쇠락한 하늘 아래, 야경꾼의 홍채에선 달이 곪아간다. 통금의 한계에 닿아 부서지는 경탁 소리.. 다시 보고 싶은 시 2014.12.25
[스크랩] 제25회 현대시학 신인상 당선작 /김인숙 조영민 제25회 현대시학 신인상 당선작 /김인숙 조영민 어떤 울음, 대숲의 유전자를 가진 (외 4편) 조영민 망각의 배후에서 일평생 울음 음계만 섭취하던 종족을 나는 본 적 있다 이를테면, 내가 밤 새 왼쪽 옆구리로 몰린 상념들을 일으켜 오른쪽으로 다시 돌아누웠다거나 창가에 누군가 서성이.. 다시 보고 싶은 시 2014.12.25
[스크랩] 2012년 제10회 《시작》 신인상 당선작 - 류명순, 김명호 2012년 제10회 《시작》 신인상 당선작 - 류명순, 김명호 <<류명순>> <1>-글자 만드는 골목/류명순- 바람이 녹슨 자물통을 잡아 흔들며 대답을 강요한다 복덕방에 고여 있던 시간이 유리창에 달라붙어 풍경으로 위장한다 잡풀들이 잃어버린 번지를 기웃거리며 대궁을 내민다 가.. 다시 보고 싶은 시 2014.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