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스크랩] 장미요양원 / 박권수

문근영 2019. 1. 19. 08:56

장미요양원

 

박권수

 

 

 거긴 나이가 몇이슈

 

 햇살 하나가 창을 넘어온다

 뭐 먹을 만큼 먹었쥬 근데  거기는 유

 음 나도 -

 고만고만한 햇살 서너 개

 서로의 이마를 맞대고 있다

 

 따사로움이 묻어날 때마다

 반사된 햇살은 자리를 뜨곤 했다

 차가운 바람이 분다

 서로의 어깨들이 더 자주 더 가깝게 다가간다

 

 햇살들이 모여앉은 창가에

 거긴 여긴, 여긴 거긴

 서로가 서로에게 토닥이는 소리

 저마다의 거리에서

 그냥 말걸기 편한

 어이 거기, 나이가 몇이슈

 

 햇살 하나 또 건너와

 손을 내민다

 서로의 나이를 묻는 일

 일상이었다, 그러나

 또 하나의 햇살이 자리를 떴다 

 

<애지> 2018년 겨울호.

 

출처 : 작가사상
글쓴이 : 황봉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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