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스크랩] 자격증 / 김상배

문근영 2019. 1. 19. 08:54

자격증

 

김상배

 

 

나는 나이가 쉰일곱이고

스물한 살 때부터 시를 썼으며

시집을 세 권이나 냈지만

사람들은 나더러 등단을 하란다

무려 삼십여 년 동안을 함께

동인 활동을 해온 시인들까지

나이가 쉰일곱인 나에게

언제 등단할 거냐고 묻는다

시집을 세권이나 낸 나에게

이제는 등단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

오늘도 다정한 걱정을 한다

시인에게도 자격증이 필요한 것인지

시인의 자격은 어떠한 것인지

그것 참, 알 수 없는 일이다 

 

2018년 <애지>신인문학상 당선 소감문에서 발체.

출처 : 작가사상
글쓴이 : 황봉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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