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스크랩] 첫줄 / 길상호

문근영 2019. 1. 19. 08:53

첫줄

 

길상호

 

 

거미줄을 엮을 때 거미는

첫줄을 바람에 맡긴다고 하네

 

이쪽과 저쪽을 이어주는

그리하여 목숨까지 버티게 해주는

 

첫줄,

 

은빛 그물이

그 줄을 중심으로 엮어간다네

 

바람을 읽지 못하는 나의 시는

매일 던져도 가 닿지 못하는

 

거기,

 

오늘도 헝클어진 그물 안에

내가 잡혀들고 마네

 

<화요문학> 2018년.

길상호 : 200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등단.

출처 : 작가사상
글쓴이 : 황봉학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