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줄
길상호
거미줄을 엮을 때 거미는
첫줄을 바람에 맡긴다고 하네
이쪽과 저쪽을 이어주는
그리하여 목숨까지 버티게 해주는
첫줄,
은빛 그물이
그 줄을 중심으로 엮어간다네
바람을 읽지 못하는 나의 시는
매일 던져도 가 닿지 못하는
거기,
오늘도 헝클어진 그물 안에
내가 잡혀들고 마네
<화요문학> 2018년.
길상호 : 200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등단.
출처 : 작가사상
글쓴이 : 황봉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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