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서사
박기섭
꽃의 하복부엔 범람의 기억이 있다
전력 질주 끝에 터지는 모세혈관
겹겹이 오므린 시간의, 그 오래고 먼 기억
피를 흘리면서 황급히 피었다가
피를 닦으면서 서둘러 지기도 하는
꽃이여, 뉠 곳도 없는 그대 전라의 무게여
꽃의 낯바닥엔 짓무른 자국이 있다
신음을 삼키면서 혀가 혀를 물고
쥐었다 놓는 순간에 바스라지는 꽃의 서사
<정형시학> 2018년 여름호.
출처 : 작가사상
글쓴이 : 황봉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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