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파는 집
박주택
철창에 개들은 같혀 있다
도축견이든 애완견이든 녹슨 철창에 엉켜 있다
바닥에는 오물이 코를 찌르고
핏물 자국은 비린내를 풍긴다
반쯤 털이 빠진 개 눈초리를 깔고 있다
사내가 개 한 마리를 철창 속에서 끄집어 낸다
앞발로 완강하게 버티는 개
사내는 전기 충격기로 개를 쓰러뜨린다
동작을 멈춘 채 바라보는 철창 속의 개들
사내는 가스불로 개를 끄슬린 후
도마 위에 개를 올려 놓는다
칼을 내리쳐 개를 찢는다
벽에 튀기는 핏방울
철창에 튀기는 핏방울
우리들 생애에까지 튀기는 핏방울
출처 : 작가사상
글쓴이 : 황봉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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