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스크랩] 송어 / 남길순

문근영 2016. 5. 6. 07:35

송어

 

   남길순

 

 

 

겨울 산이 묵묵히 깊어지는 것은

송어들이 견디는 힘찬 물살 탓이다

 

깨진 거울 얼음 속을

화살처럼 거슬러 올라가는 한낮

 

눈발에 꺾인 솔가지 하나

덧난 어깨를 드리우고 섰다

 

밤새워 물살을 읽는 암반 너머엔

아득한 곳을 점프하고 싶은 지느러미의 꿈이 있어

 

곧은 폭포를 향해 가는 길은

맨살에 서릿발이라도 좋아라

 

이름을 갖고 싶어

등에 날을 세운 송어들이

단풍나무 씨앗을 상류로 끌어올리는 동안

 

투명한 얼음장 밑을

깎아지른 벼랑이 곧추서서 지켜본다

 

숨 고르기엔 아직 먼

겨울 강천산

 

목숨 깊은 곳을 꿈틀대는 거기

비늘 목젖이 박혀있다

 

 

 

                       —《시와 미학》2012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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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길순 / 순천대학교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졸업. 2012년《詩로 여는 세상》가을호 신인상으로 등단.

출처 : 작가사상
글쓴이 : 황봉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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