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스크랩] 인디언 텐트 / 김영미

문근영 2016. 5. 4. 06:58

인디언 텐트

 

   김영미

 

 

 

모서리만 모아 집을 짓습니다

뾰족한 그늘에서 당신의 잠은 불편합니다

 

봄의 피크닉

나뭇잎은 이제 막 피어나

햇빛은 단단하게 두꺼워집니다

 

꽃을 보고 나무의 이름을 압니다

열매를 보고 씨앗의 방향을 깨닫습니다

당신은 나의 무엇으로 나를 짐작합니까

 

끝을 향할수록 좁아지는 우리의 지붕

나의 머리카락은 한쪽으로만 묶입니다

 

세계의 지붕은 서로 닮았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모서리로 만납니다

 

모서리와 모서리가 어긋나

붉은 리본이 팔랑거립니다

 

저것은 무슨 꽃입니까

당신에게 나는 묻습니다

 

 

 

                       —《현대문학》2013년 2월호

-------------

김영미 / 1975년 경기도 양평 출생. 2012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출처 : 작가사상
글쓴이 : 황봉학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