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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가야, 보랏빛 왕조 / 유안진

문근영 2016. 4. 29. 07:08

가야, 보랏빛 왕조

 

   유안진

 

 

 

어떻게 알았을까요

다 빼앗긴 다음에도 빼앗길 수 없는 옥음(玉音)을

가야의 나라님들은 (나무)가지에 걸어두었습니다

 

참으로 뜻밖입니다

망해도 망할 수 없는 천만년으로

뜻밖처럼 살아남은 가야입니다

가야금 한 채가 고스란히 왕국입니다

 

누구라 가야를 잊혀졌다 하겠습니까

궁 상 각 치 우

궁 상 각 치 우

가야국은

후렴이 눈물겹습니다

후렴이 아름다운 왕조를 차렸습니다

 

해마다 오월은 가야국 축제

오동나무 가지 끝에서

소가야(小伽倻)가 걸어나옵니다

보랏빛 꽃등에 불 밝혔습니다

 

 

 

                       —《시현실》2012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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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안진 / 1941년 경북 안동 출생. 1967년 《현대문학》추천완료로 등단. 첫 시집 『달하』이후 『봄비 한 주머니』, 『다보탑을 줍다』『거짓말로 참말하기』『둥근 세모꼴』『걸어서 에덴까지』등 16권의 시집이 있음, 현재 서울대 명예교수.

출처 : 작가사상
글쓴이 : 황봉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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