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 보랏빛 왕조
유안진
어떻게 알았을까요
다 빼앗긴 다음에도 빼앗길 수 없는 옥음(玉音)을
가야의 나라님들은 (나무)가지에 걸어두었습니다
참으로 뜻밖입니다
망해도 망할 수 없는 천만년으로
뜻밖처럼 살아남은 가야입니다
가야금 한 채가 고스란히 왕국입니다
누구라 가야를 잊혀졌다 하겠습니까
궁 상 각 치 우
궁 상 각 치 우
가야국은
후렴이 눈물겹습니다
후렴이 아름다운 왕조를 차렸습니다
해마다 오월은 가야국 축제
오동나무 가지 끝에서
소가야(小伽倻)가 걸어나옵니다
보랏빛 꽃등에 불 밝혔습니다
—《시현실》2012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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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안진 / 1941년 경북 안동 출생. 1967년 《현대문학》추천완료로 등단. 첫 시집 『달하』이후 『봄비 한 주머니』, 『다보탑을 줍다』『거짓말로 참말하기』『둥근 세모꼴』『걸어서 에덴까지』등 16권의 시집이 있음, 현재 서울대 명예교수.
출처 : 작가사상
글쓴이 : 황봉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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