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스크랩] 금기 / 조 원

문근영 2016. 4. 25. 06:44

금기

 

   조 원

 

 

 

물의 목구멍으로 돌을 던져 넣었다

사랑하면 안 되는 그림자를 계속 집어넣었다

 

소식은 당도하는 것이 아니라 찾아 나서는 것

창가로 흘러가 밤새 두드렸다

그의 주인이 표적을 세워

어두운 상황을 완벽하게 정리할 때까지

그는 바닥에 붙은 껌처럼 얼굴이 납작해져

내가 있는 쪽을 돌아보지 못했다

 

끓어오르는 피를 제압하는 또 다른 이름의 현기증

검은 새들 날아와 뼈다귀만 남은 형광등을 와장창 깨버렸다

 

실체를 품는 건 그리움의 배반인가

가라앉은 돌덩이가 목구멍까지 차오르고

유령, 유령들의 시체가 사방에 게워졌다

 

그대에게 건너갈 마지막 히든을 뽑으려고

여백의 자궁을 움켜쥐는데

박쥐들 몰려와 제방을 쌓았다

범람할 수 없는 경계

 

주인은 법률적 용어가 수록된 문서를 사방에 명시했다

돌을 삼켜낼 물조차 메마르고

물렁했던 몸속 주머니도 꽉 메워진, 나는

물의 사람으로 태어나 더러운 물이끼로 걸러졌다

 

아찔한 관계로 형성된 녹조는

나쁜 소문을 만드는 원료로 쓰였다

 

 

 

                    —《시와 미학》2013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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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 / 1968년 경남 창녕 출생. 동의대학교 미술학과 졸업. 2009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

출처 : 작가사상
글쓴이 : 황봉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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