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화원 2
최하연
맑게 갠 하늘 한 마리 건져 올려
간 십이지장 콩팥 대장에 바늘 찔러 허파와 함께 꿰매놓고 보니
항구에 도착했다
끓인 민어를 시켜놓고
그녀는 춤을 추었고
우걱우걱 옥수수 알갱이를 한 움큼씩 씹어 잡수신다
요람에서 굴러떨어진 아이
8인 병실의 TV
양지바른 곳에서 전화하는 엄마
식당마다 앉을 자리가 없어
옥수수를 되새기며 사랑 아닌 모든 것에
점수판을 들어 올리며
항해일지 묶음을 하나씩 읽어 내려간다
나는 주장한다
바다엔 커튼이 없다
바다엔 스펀지 기저귀 타월 이런 것이 없어서
발바닥이 모두 젖는다
완고한 두 기압 사이에
빈 플래카드가 걸리고
바람 불자
모두 날아갔다
잡아당기다 보면
꽃이 피고
잎이 나고
안개에 휩싸인 한 채의 바다가
뒷산과 앞산 사이에서
모락모락 타오른다
—《문학과사회》2013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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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연 / 1971년 서울 출생. 2003년 문학과사회 신인상으로 등단. 시집 『피아노』가 있음.
출처 : 작가사상
글쓴이 : 황봉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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