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스크랩] 돌멩이 / 함명춘

문근영 2016. 4. 24. 06:42

돌멩이

 

   함명춘

 

 

 

순한 삽살개처럼 흐르는 강이 있고

밑도 끝도 없는 투정도 아픔도 다 받아주는 어머니 손바닥 같은 흙길이 있고

비가 오든 눈이 오든 묵언 수행 중인 미루나무가 서 있는

 

풍경이,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아서

그 그림 끝에 바람에라도 날아가지 말라고 꼭 잊지 않겠다고

찾아갈 때마다 꼬박꼬박 돌멩이를 쌓아놓곤 했는데

 

어느 날, 영혼이 있다면 영혼까지 철근콘크리트일 고층건물이 빼곡히 들어와 서 있네

 

누가 치운 걸까 그 많던 돌멩이

 

 

 

                       —《문학. 선》2012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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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명춘 / 1966년 강원도 춘천 출생. 서울예전 문예창작과 졸업. 1991년 〈서울신문〉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 『빛을 찾아 나선 나뭇가지』.

 

 

출처 : 작가사상
글쓴이 : 황봉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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