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멩이
함명춘
순한 삽살개처럼 흐르는 강이 있고
밑도 끝도 없는 투정도 아픔도 다 받아주는 어머니 손바닥 같은 흙길이 있고
비가 오든 눈이 오든 묵언 수행 중인 미루나무가 서 있는
풍경이,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아서
그 그림 끝에 바람에라도 날아가지 말라고 꼭 잊지 않겠다고
찾아갈 때마다 꼬박꼬박 돌멩이를 쌓아놓곤 했는데
어느 날, 영혼이 있다면 영혼까지 철근콘크리트일 고층건물이 빼곡히 들어와 서 있네
누가 치운 걸까 그 많던 돌멩이
—《문학. 선》2012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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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명춘 / 1966년 강원도 춘천 출생. 서울예전 문예창작과 졸업. 1991년 〈서울신문〉신춘문예 시 당선. 시집 『빛을 찾아 나선 나뭇가지』.
출처 : 작가사상
글쓴이 : 황봉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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