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우맨
하재연
입술을 어색하게 칠함으로써
웃음이라는 표정을 처음 가지게 된다
눈썹을 새카맣게 그리고
찡그리는 마음을 얻은 것처럼
당신이 이끌고 간 계단을 밟아 올라갈수록
아래쪽으로 사라지는 발들
날았다고 생각한 건 나였고
파도를 본 것은 우리였으나
결국 나는
아침 햇빛에 눈을 뜨게 되고
녹아 움직일 수 없게 된 밤의 색들
그러므로 사랑은 어떠한가
차가움이 만질 수 있는
뜨거움이란 무엇인가
—《문예중앙》2013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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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연 / 1975년 서울 출생. 2002년 《문학과사회》신인문학상으로 등단. 시집 『라디오 데이즈』『세계의 모든 해변처럼』.
출처 : 작가사상
글쓴이 : 황봉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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