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스크랩] 스노우맨 / 하재연

문근영 2016. 4. 23. 07:06

스노우맨

 

  하재연

 

 

 

입술을 어색하게 칠함으로써

웃음이라는 표정을 처음 가지게 된다

눈썹을 새카맣게 그리고

찡그리는 마음을 얻은 것처럼

당신이 이끌고 간 계단을 밟아 올라갈수록

아래쪽으로 사라지는 발들

 

날았다고 생각한 건 나였고

파도를 본 것은 우리였으나

결국 나는

아침 햇빛에 눈을 뜨게 되고

녹아 움직일 수 없게 된 밤의 색들

그러므로 사랑은 어떠한가

 

차가움이 만질 수 있는

뜨거움이란 무엇인가

 

 

 

                       —《문예중앙》2013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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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연 / 1975년 서울 출생. 2002년 《문학과사회》신인문학상으로 등단. 시집 『라디오 데이즈』『세계의 모든 해변처럼』.

출처 : 작가사상
글쓴이 : 황봉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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