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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생명의 깃털 (외 1편) / 김후란

문근영 2016. 4. 23. 07:06

생명의 깃털 (외 1편)

  — 빈 의자 4

 

   김후란

 

 

 

저 거대한 산이 앉았던 자리

고요함을 딛고 흔들리고 있다

일렁이는 물거울에

얼비치는 존재가 보인다

광막한 우주 휘돌아

다시 돌아온 생명의 깃털

모든 곳은 누군가가 앉았던 자리

보이지 않아도 영원히 숨 쉬며

다음 분을 위해

햇살이 가만히 손을 얹고

기다린다

한없이 다사롭다

 

 

 

새벽 창을 열다

 

 

 

어둑새벽 창을 열다

쏘는 듯 신선한 바람

부드러운 햇살

깨끗한 눈뜨임에 감사하며

오늘도 하루가 시작된다

 

고요함 속으로 걸어오는

발자국 소리

존재하지 않는 소리가

태어나고

힘 있게 일어서는 생명의 빛

 

길 없는 길 열어가는

새 떼처럼

나도 이 아침 날개를 펴다

 

도전과 극복이다

큰 세계가 있다

미래의 만남을 향하여

날자 크게 크게 날자

 

 

 

              —시집『새벽, 창을 열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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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후란 / 본명은 형덕. 1934년 서울 출생. 서울대에서 수학, 한국일보 기자 및 부산일보 논설위원과 한국여성개발원장을 역임. 1960년《현대문학》12월호에 신석초 시인의 추천을 받아 등단. 시집『장도와 장미』『음계』『눈의 나라 시민이 되어』『새벽, 창을 열다』등 11권.

출처 : 작가사상
글쓴이 : 황봉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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