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cm
박지웅
거짓말을 할 수 없는 거리,
마음을 숨길 수 없는 거리,
눈빛이 흔들리면 반드시 들키는 거리,
기어이 마음이 동하는 거리,
눈시울을 만나는 최초의 거리,
심장 소리가 전해지는 최후의 거리,
눈망울마저 사라지고 눈빛만 남는 거리,
눈에서 가장 빛나는 별까지의 거리,
말하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거리,
눈 감고 있어도 볼 수 있는 거리,
숨결이 숨결을 겨우 버티는 거리,
키스에서 한 걸음도 남지 않은 거리,
이 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누가 30cm 안에 들어온다면 그곳을
고스란히 내어준다면
당신은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시와 사람》2013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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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웅 / 1969년 부산 출생. 추계예술대학 문예창작과 졸업. 2004년 《시와 사상》신인상, 2005년〈문화일보〉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너의 반은 꽃이다』구름과 집 사이를 걸었다』.
출처 : 작가사상
글쓴이 : 황봉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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