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부추
강회진
낮에는 구릉을 지나는 구름을 보았다.
주인도 없이 양떼와 염소들이 구름을 뜯으며
어디론가 흘러가고 있었다.
집주인 아들을 따라 찰랑찰랑 강물을 퍼 나르고
앞가슴에 말똥을 주워 담았다.
살찐 구름들이 어둠을 품고 돌아오자
기다렸다는 듯 달 떠올랐다.
야생허브와 야생부추의 알싸한 향기를 베고
뻥 뚫린 하늘 아래 누웠다.
무엇을 기다리는지도 모르고
나는 이편에서 저편으로 흘러가는 별들을
오래 바라보았다
초원을 가르는 말발굽 소리가 가까워졌다 멀어졌다.
무슨 슬픈 예감 같은 것이 다가오고 있었다.
—《시와 정신》2013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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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회진 / 1975년 충남 홍성 출생. 2004년《문학사상》으로 등단. 시집 『일요일의 우편배달부』.
출처 : 작가사상
글쓴이 : 황봉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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