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평 : 이승훈 , 최동호
당선작으로 뽑은 윤을식의 '자전거에 대하여'는 자전거라는 일상적인 사물을 소재로 하되 그 일상성을 허물면서 신선한 미적 공간을 형상화하는 솜씨가 훌륭했다. 뿐만 아니라 그가 노래하는 자전거는 목적이 사라지고 수단만 존재하는 이 시대에 대한 제유가 되고 자전거를 타는 과정이 삶의 과정을 암시함으로써 시각의 단조로움을 극복하고 있다. 사물의 세부를 정확히 묘사함으로써 시적 보편성을 획득한 점 역시 돋보이는 점이다. 앞으로 더욱 정진하기를 바란다.
당선시 : 자전거에 대하여
윤을식
1971년 충남 금산 출생, 추계예술대 문창과 졸
자전거에 대하여
두 바퀴 위에 한 사내
수평으로 나란히 전진해야 하는 바퀴들
구른다, 그때마다 살끝에서 잘리워지는
햇살들, 같이 아파할 겨를도 없이
회생한 그림자 속에 웃음들이
쏟아진다
추억이 현실을 앞서갈 수는 없어
뒷바퀴가 따르는 만큼의 일정한 거리로
앞서가는 또 하나의 둥근 얼굴이 있어
나는 늘 그 사이 수평의 불안감으로
페달을 밟는다
수많은 이름들의 햇살을
만들고 지우며 다시 만들고
바퀴들이 나아가는 만큼
어깨를 뒤로 젖혀 자리를 옮기는
돌멩이들 가끔 그들의 이탈에 도움을
주는 것처럼.......
그럴 때마다 나는
모퉁이에 다가선다
한번쯤 얄팍한 끈으로 브레이크를 잡지만
가는 몸부대끼며 쇳소리 우는 불안을
감당할 수는 없어
아직 숙련된 멈춤을 배우지도 못했는데
두 바퀴 위에 한 사내
간혹 세 바퀴, 네 바퀴 위에 아이들
보인다 추억과 현실을 저울질 하듯
위태로운 페달을 밟는다
당선작으로 뽑은 윤을식의 '자전거에 대하여'는 자전거라는 일상적인 사물을 소재로 하되 그 일상성을 허물면서 신선한 미적 공간을 형상화하는 솜씨가 훌륭했다. 뿐만 아니라 그가 노래하는 자전거는 목적이 사라지고 수단만 존재하는 이 시대에 대한 제유가 되고 자전거를 타는 과정이 삶의 과정을 암시함으로써 시각의 단조로움을 극복하고 있다. 사물의 세부를 정확히 묘사함으로써 시적 보편성을 획득한 점 역시 돋보이는 점이다. 앞으로 더욱 정진하기를 바란다.
당선시 : 자전거에 대하여
윤을식
1971년 충남 금산 출생, 추계예술대 문창과 졸
자전거에 대하여
두 바퀴 위에 한 사내
수평으로 나란히 전진해야 하는 바퀴들
구른다, 그때마다 살끝에서 잘리워지는
햇살들, 같이 아파할 겨를도 없이
회생한 그림자 속에 웃음들이
쏟아진다
추억이 현실을 앞서갈 수는 없어
뒷바퀴가 따르는 만큼의 일정한 거리로
앞서가는 또 하나의 둥근 얼굴이 있어
나는 늘 그 사이 수평의 불안감으로
페달을 밟는다
수많은 이름들의 햇살을
만들고 지우며 다시 만들고
바퀴들이 나아가는 만큼
어깨를 뒤로 젖혀 자리를 옮기는
돌멩이들 가끔 그들의 이탈에 도움을
주는 것처럼.......
그럴 때마다 나는
모퉁이에 다가선다
한번쯤 얄팍한 끈으로 브레이크를 잡지만
가는 몸부대끼며 쇳소리 우는 불안을
감당할 수는 없어
아직 숙련된 멈춤을 배우지도 못했는데
두 바퀴 위에 한 사내
간혹 세 바퀴, 네 바퀴 위에 아이들
보인다 추억과 현실을 저울질 하듯
위태로운 페달을 밟는다
출처 : 작가 사상
글쓴이 : 엘시드 원글보기
메모 :
'다시 보고 싶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1995년 중앙일보 당선작 (0) | 2015.03.31 |
---|---|
[스크랩] 1995년 조선일보 당선작 (0) | 2015.03.31 |
[스크랩] 1995년 서울신문 당선작 (0) | 2015.03.31 |
[스크랩] 1995년 동아일보 당선작 (0) | 2015.03.31 |
[스크랩] 1995년 경향신문 당선작 (0) | 2015.03.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