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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는 집을 짖는다>
텃새만 살던 땅에 하나 둘씩 날아든 새
겉모양은 같아도 말이 서로 달라서
만나면 주고받는 인사 니하우마, 안녕, 이다.
그대 눈 뜨기 전 아니면 뒤척일 때
부리고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으리
지어도 살지 못할 집 제 집인 양 짓고 있는.
날개를 가졌어도 날아본 적 없었다
행복의 안전 고리 허공에 걸렸어도
그 모습 들켜버릴까 담장으로 가리고.
어제는 오늘이었고 오늘은 또 내일
기약도 없는 꿈을 버릴 수가 없어서
오늘도 한데 모여서 집을 짖는 저 소리.
<장문 시인의 약력> 1957년 서울 노원구 하계동 출생 개인시집 - 미완성대동여지도 / 2008.문학공원 간 공저 - 잃어버린 시 외 16권 시조세계 시인회 회원
박지현 시인의 해설을 본다 낙엽활엽수림과 잡목림이 밀집한 숲속의 한 나무줄기에 구멍을 파고 그 속에 둥지를 틀고 사는 아주 특이한 새를 시적 소재로 삼았다. 시인은 딱따구리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인가. 그리고 집을 ‘짓는다’가 아니라 ‘짖는다’고 한 의도는 무엇인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도입 부분을 살펴보면 ‘텃새만 살던 땅에 하나 둘씩 날아든 새’를 언급하 것으로 보아 이주 노동자를 뜻함은 아닐까 생각된다. 첫 수 종장 ‘만나면 주고받는 인사 니하우마, 안녕’을 통해 안부 정도로 상호 소통을 하고 있는데 세계화 시대의 다양한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는 이웃들의 정겨운 모습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웃들의 삶이 그다지 밝지 못하다는 데 있다. 딱따구리는 부리로 집을 짓는다. 하지만 시인은 집을 ‘짖는다’로 표현함으로써 ‘울부짖는’의 의미를 집과 결부시켜놓았다. 이 중층적 의미의 의도는 지상에 몸 뉘일 제대로 된 집 한 칸을 갖지 못한 떠돌이들에 대한 아픔을 노래함이며,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못해도 가슴으로 껴안고 싶은 마음을 드러낸 것이다. 모르는 척 뒤로 돌아누워도 ‘부리로 두드리는 소리’를 분명 듣고 있는 시인은 요즘의 급변하는 지구촌의 삶의 행태와 곳곳에서 자행되는 상처투성이의 삶, 하루하루 살아가는 삶을 당장 어찌할 수 없는 안타까운 심정으로 오직 귀만 내맡기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제주인뉴스 윤종남논설위원> -세계로 열린 인터넷신문 제주인뉴스'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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