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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윤종남의 시읽기 71>양금희시인의 “이어도가 보일 때는”

문근영 2014. 2. 18. 17:48

<윤종남의 시읽기 71>양금희시인의 “이어도가 보일 때는”
편집국, 2011-09-23 오후 11:49:33  
 
<이어도가 보일 때는>

바람이 불어 파도가 치면
바위에 부서지는 흰 물결 보며
제주 아낙들은 고기잡이 떠난
남편과 아들을 걱정했다

며칠이 지나고
몇 달이 가면
기어이 제주 여인들은
이어도를 보아야만 했다

해남길의 반쯤 어딘가에 있을
풍요의 섬 이어도
안락의 섬 이어도

제주여인들은 섬을 믿었다
저 바다 멀리 어딘가에 있는
아픔도 배고픔도 없는 연꽃 가득한 섬
남편과 아들을
고통에서 해방시키는 섬을

높은 파도에서만 모습 보이는
수면 아래 4,6미터 수중암초
어부들이 죽음에 임박해서나 봤을 섬
제주 여인들에게 위안을 주던 섬

이어도를 찾던 사람들이
전설을 넘어
마침내 이어도 해양과학기지를 세웠다
망망대해에 우뚝 선
제주여인의 기원으로 피어난 연꽃 기지



                       <펜문학 2011년 9‧10월호>

<양금희시인의 약력>
한국문인협회 회원
국제펜클럽한국본부회원
제주인뉴스 편집국장
시집<행복계좌>

제주도에서는 바다로 나간 어부들이 돌아오지 않으면 그들을 애타게 기다리던 제주여인들은 그들이 이어도라는 피안의 섬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전설을 보면 이어도에 표류하여 행복하게 살던 어부가 처마 끝에서 떨어지는 낙숫물 소리때문에 향수병이 생겨 가족에게 돌아왔다는 내용이 있다.

제주여인들에게 ‘이어도가 보일 때는’ 기다림에 지친 절망의 시간을 딛고 일어서는 순간이었을 것이다. 어느 여인의 남편이자 아들이었을 어부가 돌아오지 않으면 그들이 이어도로 표류하여 생존하였을 것이란 믿음으로 절망적인 상황을 아름다운 기다림으로 승화시켰을 것이다.

중국으로 가는 해남길의 중간쯤 어딘가에 있다는 이어도를 찾으려고 많은 사람들이 시도하였다. 마침내 높은 파도가 쳐야만 보이는 해수면 아래 4,6미터에 있는 수중암초인 이어도를 찾아냈고 그 옆에 이어도해양과학기지를 건설하였다. 망망대해에 우뚝 서있는 이어도 과학기지는 과연 한 송이 연꽃과 같이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긴 긴 시간 제주여인들의 기다림과 한으로 피어난 한 송이 아름다운 연꽃! 기회가 된다면 한번 이어도 해양과학기지에 가서 높이 넘실대는 파도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작품이다. 이어도해양과학기지에서 바라보면 넘실대는 파도 속에서 제주여인들의 아름다웠던 기다림과 한이 보이지 않을까!


<제주인뉴스 윤종남논설위원>
-세계로 열린 인터넷신문 제주인뉴스' 에서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보리향(菩提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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