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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한 병이 7½ 잔인 이유>
폴폴 나는 달빛마냥 눈은 다시 올 것이나 발목 잡힌 오만 정이 흰 접시에 가득하고 숟가락 거푸 채우는 마음 또한 호젓하다
그러니 허둥지둥 눈송이를 받들기엔 느닷없이, 불경하게, 손바닥에 쥐가 나서 먼 길을 멀리 돌아 온 짐승처럼 웅크리더니
야무지게 쩍쩍 붙는 달빛 정말 뜨거워라 쌓인 눈들 일제히 목젖 바짝 타 붙는데 그 달 값 매번 치르는 엄니 손이 환해라
<서정택 시인의 약력> - 2006년 농민신문 신춘문예 당선 - 계간 <나래시조> 편집위원 - 2011년 나래시조문학상 수상(수상작 - 땀) - 동인<이천>
이송희 시인의 해설을 본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이다. 이 시인은 제목 짓는 것에 능하다. 이 말은 시 전체를 아우르는 언어 감각이 세련되었다는 의미를 내장한다. 달빛 한 병이 7잔반이 이유라니. 시인은 달빛을 소주로 치환하면서 온갖 정을 나누는 사람살이의 분위기를 표현하고 있다. 술은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닌다. 하루를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일한 만큼 한 잔의 술이 주는 아늑한 안식이 있다. 또한 술잔에 담긴 맑은 물에는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거울이 있다. 거기에는 때로 걸어 온 삶의 여정이 비치기도 한다. 헌진건의 ‘술 권하는 사회’에서는 어떠한가. 여기서 술은 현실의 고통을 잊기 위해 택한 도피의 수단이기도 하다. 그리고 술은 각종 고민을 잊거나, 사람과 친해지기 위해 마신다. 이 시에서의 술은 달빛으로 치환되면서 ‘달빛’ 과 ‘눈’의 이미지를 우리의 삶의 풍경에 겹쳐놓는다. 달빛과 눈의 공통적 속성은 하늘에서 지상의 인간들을 향해 쏟아진다는 것이다. 달빛이나 함박눈은 소시민들의 일상에 쏟아지는 위안이나 축복과 같은 것이어서 허둥지둥 눈송이를 받들기에는 불경한 생각마저 드는 것이다. “먼 길을 멀리 돌아 온 짐승처럼 웅크리”는 모습에서 외경심마저도 느껴진다. 흰 접시에 가득 채워지는 오만 정과 숟가락을 거푸 채우는 호젓한 마음을, 시인은 혀끝에 쩍쩍 붙는 달빛 한 병으로 이어간다.
<제주인뉴스 윤종남논설위원> -'세계로 열린 인터넷신문 제주인뉴스'에서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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