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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윤종남의 시읽기 74>배인숙 시인의 “별이 뜨는 방”

문근영 2014. 2. 17. 14:40

<윤종남의 시읽기 74>배인숙 시인의 “별이 뜨는 방”
편집국, 2011-09-29 오전 10:49:24  

 
<별이 뜨는 방>

젖은 눈의 별 하나가
들 창가에 머뭇댄다
어느새 문틈으로 미끄러진 그 눈빛이
지금 막 충전을 끝낸 휴대폰을 올린다

자동응답 목소리로
술렁이는 하늘 쪽방
꼭꼭 지른 일상들을 네 품에다 털어내면
하나 둘 스치는 얼굴 문 밖에는 먼 발소리

잊지 못할 옛일들은
이 밤 모두 별로 떠서
아무도 모르라고 고즈넉이 기울지만
깨어져 아픈 몸짓만 방 안 가득 흥건해라


박몽구 시인의 해설을 본다
‘별이 뜨는 방’에 제시된 ‘젖은 눈’은 시적 화자가 짊어진 채 감당해가는 다난한 삶을 상징한다. 이것이 은유의 고리로 ‘별’로 맺어져 있는 것은 굴레로부터 벗어나고픈 화자의 열망을 암시한다. 그러나 그 같은 굴레를 벗어던지는 일은 화자의 의중을 언제나 벗어나기 마련이다.
화자는 둘째 수에서 ‘술렁이는 하늘 쪽방’이라고 제시함으로써,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고 자신의 꿈을 온전하게 벼리고 펼칠 수 있는 공간에의 열망을 드러내고 있다. 마치 은하수를 사이에 둔 견우와 직녀의 만남이 연상되는 이 시에서 축축한 현실을 따스하게 맺어주는 오작교의 역할을 하는 게 휴대폰의 맑은 벨소리이다.
개별 시어들은 현실과 이상이라는 대립구조를 이루면서, 전체적으로 현실을 꿈의 공간으로 바꾸고 싶어 하는 화자의 내면이 알레고리 구조를 취하고 있다.

<제주인뉴스 윤종남논설위원>
-'세계로 열린 인터넷신문 제주인뉴스'에서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보리향(菩提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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