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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윤종남의 시읽기 88> 강현덕 시인의 “폐광”

문근영 2014. 2. 12. 07:42

 

<윤종남의 시읽기 88> 강현덕 시인의 “폐광”
편집국, 2011-10-16 오전 01:17:10  
 
<폐광>

텅 빈 어머니 몸
굽은 저 등허리

지금은 저녁 해 내려
꽃잎을 닫는 시간
바람이 향기를 거두기 위해
바쁘게 오가는 시간

세상의 눈부신 것들
모두 다 쏟아내고
비어서 접혀있는
골반, 잊혀진 중심

내 몸도 조금씩 비어간다
거기에 겹쳐지겠다

<강현덕 시인의 약력>
1994년 중앙일보 지상시조 백일장 연말장원,
199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등단.
중앙시조대상 신인상, 한국시조작품상 수상.
시집 <한림정역에서 잠이 들다><안개는 그 상점에서 흘러나왔다> 등.
“역류” 동인.

이연승 평론가의 해설을 본다
시인에게 여성의 몸은 단순한 관조의 대상이 아니라 시간의 집적체이며 자신의 현존을 들여다보고 시적 사유의 지평을 키워나가는 성찰의 대상이기도 하다. 몸은 곧 생명과 만나는 한 방법이자 사물의 핵심과 교감하기 위한 대상이다.
이 시에서 화자는 생의 기운이 소진한 어머니의 “텅 빈 몸”을 응시하면서 어머니가 겪었을 지난 시절의 아픔과 고뇌의 흔적을 읽어낸다. 여러 명의 자식을 낳고 “비어서 접혀 있는 골반”은 여성의 삶을 자각하게 하는 “중심” 이며 지난날의 부대낀 흔적들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안쓰러운 연민의 대상이기도 하다.
그러나 어머니의 삶과 몸은 고통에 맞서는 의연한 정신을 가르쳐 주며 어제의 갈등을 상쇄시키는 치유의 대상이기도 하다. 그 몸을 바라보면서 시인은 “내 몸도 조금씩 비어가”고 있음을 자각한다.

<제주인뉴스 윤종남논설위원>
-'세계로 열린 인터넷신문 제주인뉴스' 에서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보리향(菩提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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