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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안에 서다>
가을이 물들기에 가을이 익기에 가을이 지기에 딱 한 번만 이별 같은 날을 가슴 터지도록 울어보면 안 될까.
하늘이 높기에 햇빛이 맵기에 풀잎이 쓰러지기에 딱 한 번만, 이 웬수 같은 날을 가슴이 미어지도록 그리워하면 안 될까
<오지연 시인의 약력> 본명:오옥화 경북 포항 (서촌) 출생 1994년 문예지, 시화집 등에 작품발표 2003년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에 추천 한국시인협회 회원, <백자>시동인 시집 <나의 춤은 날개가 없다>,<매무새>
이근배 시인의 해설을 본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가운데서 가장 마음을 앓이는 계절이 가을이다. 나무에게서 잎들이 떠나가듯이 만남이 아닌 이별이 이 더 와 닿는 계절이다. 꿈을 부풀리고 희망을 노래하기보다는 헤어짐의 아픔, 텅 빈 슬픔이 밀려오는 계절이다. 그 “가을이, 물들이기에/ 익기에/ 지기에”로 점점 깊어오면서 화자는 “딱 한 번만 이별 같은 날을” 만나게 되는 것이고 “울어” 보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하늘이 높기에/ 햇빛이 맵기에/ 풀잎이 쓰러지기에”로 가을이 가져다주는 맑은 정서를 가슴으로 받으면서 “딱 한 번만, 이 웬수 같은 날을” “그리워” 하는 것이다. 가을은 그렇게 “이별 같은 날”이고 “웬수 같은 날”로 정의하면서도 시인은 오히려 울음 또는 그리움으로 감싸 안는다. 지독한 역설이다. 아니 산다는 것이 상처와의 싸움이고 시는 그 치유의 처방이 아니겠는가.
<제주인뉴스 윤종남 논설위원> -'세계로 열린 인터넷신문 제주인뉴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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