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종남의 시읽기 89> 이영숙 시인의 “전화” |
| 편집국, 2011-10-17 오전 02:34:53 |
나는 설레네 꽃피는 봄날 내가 놓아 준 징검다리를 밟고 마주보며 다가와 떨림을 담아내는 노래 들으면 나는 뜨겁네 여름날의 태양 아래 잉태한 불꽃 한 줄금 소낙비로 식히지 않으면 나는 아프네 휑뎅그런 들판에 허수아비 남루 펄럭이고 사랑의 조락에 어깨 들썩이면 나는 무섭네 얼어붙은 심장에 천둥번개 치고 동강날 최후의 심판이 내게 꽂히면 오 내 과녁을 겨냥한 날카로운 화살촉 <이영숙 시인의 약력> 1994연 이근배 시인 추천으로 한국시 등단 작품 '하늘의 속살' '돌의 정거장; '길 위의 날들' 이 있음 이근배 시인의 해설을 본다 설레임, 뜨거움, 아픔, 이런 낱말들은 시를 눈뜨게 하는 씨앗이 되는 말이다. “꽃피는 봄날” “여름날의 태양” “휑뎅그런 들판에 허수아비” 또한 시에서 쉽게 글감으로 끌어내는 것들이다. 그러나 이 시의 제목은 <전화>이다. 하루에도 수없이 주고받는 전화 속에 “오 내 과녁을 겨냥한/ 날카로운 화살촉”이 들어 있음이다. 그래서 설레고, 뜨겁고, 아픈 것이다. “전화”에서 그리움이나 기다림 같은 것을 뽑아내는 시들은 익히 보아왔다. 그러나 이 시에서처럼 “최후의 심판이 내게 꽂히”는 무서움과 “날카로운 화살촉”으로까지 짚어낸 것은 아직 읽지 못했다. 이 시인의 들끓는 감성이 시에 와서 용암으로 분출되고 있음을 본다. 특히 이 시인의 시는 어린 아이의 눈망울 같은 티 없는 어여쁜 시를 낳는다. 몸은 낮을수록 생각은 높을수록 시가 더 살가워진다는 것을 이 시를 통해서 알게 된다. <제주인뉴스 윤종남논설위원> -'세계로 열린 인터넷신문 제주인뉴스'에서 |
출처 : 시하늘
글쓴이 : 보리향(菩提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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